<미래포럼> 지식정보사회로 가는 길

이상훈 한국통신 통신망연구소장

 사회·정치·경제·문화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담론이 정초의 벽두를 열기로 달구고 있다. 새로운 비전에 대한 각계각층의 화두는 일시적인 세기말적 사조의 영향이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불확실성·불연속성·불균형성이란 3불(不)은 지난 세기의 유산이면서 또한 새로운 세기의 자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와중에도 산업자본사회를 승계하는 새로운 질서를 지식기반사회로 규정하고 지식의 창출로부터 활용에 이르는 전과정을 네트워크화하는 사회가 경제·사회 저변에 광범위하게 자리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정보화 대상으로 검증이 끝난 지식과 정보는 암묵지로부터 형식지를 향해, 제공자로부터 수용자로 향하는 흐름을 가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아직 다져지지 않은 지식기반경제의 운반체, 즉 정보인프라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유통시스템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정보인프라의 조성을 위한 중심적 사업으로서 정보통신망의 구축이 진행되어 왔다면 이에 기초하여 정보의 원활한 유통을 지원하기 위한 또 하나의 노력이 요구된다. 즉 정보유통기반의 제공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기존의 교통망이 제공하는 기능위에 효율적 물류기능을 구축하는 것과 유사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정보유통체계는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인터넷 서비스의 개발 및 제공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곧 치열한 통신서비스시장에서 경쟁적 우위를 의미한다.

 정보유통기반의 구축은 또한 기존 통신시장의 사업구도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게 된다. 이미 인터넷의 폭발적 확장으로 음성위주의 통신서비스 제공이 더이상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존 통신망사업자의 사업방향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통신사업자들은 경쟁적으로 초고속 인터넷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초고속 인터넷의 구축을 통한 단순한 정보전달 능력의 제고 역시 수익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예상되는 인터넷 트래픽을 고려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에 소요되는 투자에 비하여 단순 정보전달 서비스 및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통한 수익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인식에 따라 기존 통신사업자들은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보유통 서비스 사업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비단 통신사업자의 수익창출이라는 면 이외에도 국가적인 정보유통구조가 세워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정보인프라와 정보유통기반의 효율적인 구축을 위해서는 우선 통신경제구조를 확립하고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지식경제 주체들의 산업적 기능 및 경제활동의 정체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또 이들간 경제행위의 규칙을 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의 통신경제구조에서 합종연횡, 사업영역 파괴, 기존 기술 해체, 탈질서 등의 현상도 보다 합리적인 모델에 근거하여 재확립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인 정보통신 인프라 확보를 위해 유선·무선·방송 등 관련 사업자 사이의 전략적 상호 보완적 제휴도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로 이렇게 이루어진 종합적 정보통신 인프라 위에 일관된 정보유통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통신사업자 사이의 정보유통을 위한 개방적 상호 운용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공동의 정보유통 기반구조 및 기술의 채택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 이러한 정보유통기반을 사용한 정보통신 서비스의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대형 통신사업자와 중소형 통신서비스 사업자간의 상호 보완적인 사업구도를 정착시킬 수 있어야 하겠다.

 셋째로 국제사회로의 진출 및 협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는 공격적인 글로벌 정보유통사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자 국내 정보유통체계의 구축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기본 방향이다.

 우리나라 인터넷산업은 이미 일본의 수준을 능가하고 통신선진국과 근소한 격차를 남기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더하여 질적인 면에서 한단계 앞선 정보유통기반의 확산을 통해 지식정보사회에서 우리나라가 국제적 선두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반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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