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정보통신산업 전망
전자신문사가 후원하는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약칭 미래모임)」은 지난 25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 동안 서울 서초구 소재 한국인터넷정보센터 회의실에서 「2000년도 정보통신산업 전망」을 주제로 새천년 첫 모임을 가졌다. 미래모임은 올해부터 교육·문화분과, 인터넷분과, 통신분과, 정보인프라분과 등 4개 분과위로 나뉘어 운영된다. 이를 통해 미래모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토론의 심층성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모임에서는 새천년의 출발을 앞두고 각 분과위별로 올해의 산업 및 시장을 전망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주요 토론내용을 정리했다.
△차재원(제이스텍 사장):교사들이 PC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데 서버까지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PC를 다루는 것과 서버를 관리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버관리는 전문인력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초·중등학교에 공익근무요원을 전산전문 인력으로 배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본다. 교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인터넷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무엇이 교육을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먼저 파악하고 이에 따른 교사의 역할이 정립되어야 한다. 교사들에게 인터넷 활용 교육도 실시해야 한다.
△이상진(정보통신부 지식산업과 서기관):싱가포르에 가보니 학생들이 가방 없이 PDA같은 단말기를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무선네트워크 단말기인데 학생들은 거기에 숙제를 하고 교사는 무선으로 숙제검사를 하며 또 학생들끼리도 그 단말기로 의사교환을 하고 있었다. 인터넷 학습도구로서 PC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단말기도 고려해 볼 만할 것 같다. 교사가 컴퓨터의 기술적 활용에 있어 학생보다 앞서가기는 힘들다. 필요한 부문에서는 아웃소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교육의 과제는 교육의 요구를 잘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김영수(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학습자가 교육의 생산자여야 한다.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가 중요하다. 프랑스에서는 크게 정보기술(IT), 넘치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가치있는 정보를 가려내는 선별력, 국제화, 협력(Collaboration) 등을 주요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미국에서도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틀만 제공하는 형태다. 학교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내 스스로가 학생들의 입에 숟가락을 떠 넣어주어야 마음이 놓이는 것이 사실이다. 교사들 스스로가 이러한 마인드를 바꾸어야 한다. 지금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해하고 따라가야 한다.
△장세탁(리인터내셔널 상임고문):빠뜨리기 쉬우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학교의 기본적인 역할이다. 어릴 때부터 지식습득 방법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지식창조 방법을 키워주는 것이 학교의 기본 역할이며 이를 어떻게 체계적으로 만들어 갈 것인가를 국가나 교사들이 고민해야 한다. 기술적인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이 가능하다. PC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교사들은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정부가 PC를 공급하면서 과연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의문이 든다. 데이터센터 같은 곳에서 각 학교의 서버를 원격 관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기술적 문제는 전문가가 하면 되는데 마치 교사들이 다해야 하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워 하는 것이다.
△이상훈(한국통신 통신망연구 소장):교육정보화가 잘 돼 있는 학교들을 보면 전담교사가 한 사람씩 꼭 있다. 네트워크센터를 구축해 각 학교의 정보화를 지원하고 지역 커뮤니티로 발전시킨다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유광원(청운시스템 사장):방학중 교사들을 대상으로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정보화 교육이 문제점은 없는지, 또 있다면 그 대안은 없는지도 살펴야 할 것이다. 미래모임에서 이러한 문제도 심도 있게 한번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김영수:일본의 경우 10년전부터 정보화시범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런 곳에 가보면 학생들은 물론 그 지역의 교육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장병수(한국통신 IMT사업추진본부 종합기획팀장):PC교육을 시킨다고 교육이 되는지 의문이다. 교육도 인터넷으로 가야 한다고 하는데 생각해 볼 문제다. 무엇보다 교육목표가 뚜렷하고 이를 위해 인터넷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학교마다 인터넷의 교육체계가 다르다. 어느 지역 학교에서는 인터넷 사이트를 찾아오는 게 숙제였다. 또 어느 지역에서는 학생들이 인터넷을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간단한 예로 전자우편으로 숙제를 제출하라고 하면 아이들이 왜 인터넷을 하는지 알 것이다. 학교에 있는 분들이 통신비는 무료여야 한다고 하는데 통신비는 정당한 대가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정부에서 통신비를 할인하라고 하는 것도 시장질서를 왜곡시키는 일이 될 수 있다. 실제 현실과 차이가 있는 법이나 제도를 생각해야 한다.
△천세영(충남대 교육학과 교수):기존 개념으로 무료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은 잘 안다. 지식은 돈에 의해 종속돼서는 안된다는 기본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은가 하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다.
△이상진:인텔의 회장이던 앤디 그로브가 한 말이 있다. 후진국에서 인터넷 보급이 안되는 이유는 PC 보급이 안돼서가 아니라 통신요금 때문이라고 했다. 어차피 기술적으로 통신비는 무료가 될 것이다.
△송관호(한국인터넷정보센터 사무총장):얼마전 미국 타임지가 한국의 인터넷 확산 열기를 특집기사로 다룰 정도로 우리의 인터넷 보급은 대단하다. 도메인수가 세계 4위에 이른다. 99년에 전년대비 6배나 증가했다. 예전에 산업사회의 단점들이 정보사회에서 강점이 되고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수도권의 인구집중이 단점이었지만 정보사회에서는 모여있기에 정보화 확산이 그만큼 빠르게 진행된 것이 아닌가. 이제는 인프라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문화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글로벌화되면서 동시에 개인화되고 있고 가족의 개념도 깨지고 있다. 여성의 파워도 강해지고 있다. 남성의 기득권도 포기해야 하는 시대다.
△유승화(아주대 정보통신대학원 교수):인터넷은 주인 없는 네트워크다. 따라서 음성통신망과 달리 데이터통신망은 관리수준이 아주 열악하고 어렵다. 현재는 유치원 수준이다. 망이 안정적이어야 인프라가 강해지는 것이다. 이제 망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터넷의 이슈가 또 윤리문제다. 사이버상의 범죄나 음란물 유통 등 사이버 윤리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최문기(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 교수):고속 인터넷망에 가입하려 해도 쉽지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른 이유보다 설치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원인이다. 가입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고 또 사용자들의 요구가 계속 변화할텐데 설치 노하우나 인력 배출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 같다.
△한태인(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조사연구실장):올해 우리도 인수합병이나 제휴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작년 미국에서는 상반기에만 200여건의 인수합병이 있었다. 인수합병도 서로 다른 영역의 기업간에 벌어지고 있고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것들이 많아지고 있다. AOL과 타임워너의 합병이나 MS가 가전쪽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 등이 그런 예다. 올해는 국내에서도 이러한 경향의 인수합병이 나올 것이다. 신문들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뉴스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제 1매체를 인터넷 뉴스로 설정하고 있다. ZD넷이나 C넷 등 외국의 주요 인터넷 뉴스서비스 업체들이 국내 미디어 업체와 손잡고 국내에서도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인터넷 정보가전 시장이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가전 시장은 세계적으로 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현진(전자신문 논설위원):인터넷 사용자 통계방식도 현실적으로 재검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전자우편 등 인터넷서비스가 가능한 이동전화 가입자가 2300만명이 넘었는데 이들도 통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앞으로 각종 산업지수나 경제적 가치를 산출하며 이를 토대로 관련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인구를 1000만명을 근거로 한 정책과 3000만명을 전제로 한 정책의 결과는 다르지 않겠는가.
△송관호:인터넷 사용자 통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다만 이제 인터넷 사용자가 몇만명이라는 그자체는 의미가 없어졌다. 무선통신 가입자 중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17만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올해 증권회사들이 무선 단말기를 무료로 나누어 줄 계획이라고 들었다. 무선가입자도 사용자수에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몇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시간대별, 사용자별, 성별, 나이별, 지역별로 통계가 나와야 한다.
△안철수(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 대표):다소 다른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지난해 아웃소싱을 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아웃소싱을 통해 회사는 핵심역량만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제대로 아웃소싱을 맡길 만한 업체들이 없다. 아웃소싱 인프라가 아직은 갖추어져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것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도 눈앞의 첨단 벤처기업에만 연연하지 말고 인프라로서 아웃소싱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정리=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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