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 남동공단의 한 중견 인쇄회로기판(PCB)업체인 매스램전자는 그동안 숙원사업이던 신공장을 남동공단에 마련, 새로운 밀레니엄을 기분좋게 맞게 됐다.
이 회사가 이처럼 꿈에 그리던 자체공장을 마련하는 데는 한푼의 돈도 들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공장 부지 대금과 설비비 일체를 벤처캐피털이 제공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견 PCB 제조장비업체는 최근 구로동에 벤처캐피털의 지원에 힘입어 자체 사옥과 공장을 마련했으며 안산공단의 PCB업체도 최근 벤처캐피털로부터 설비투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이의 수용여부를 곰곰이 검토하고 있다.
예년과는 달리 국내 인쇄회로기판(PCB)업체와 생산장비·소재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벤처캐피털업체들이 쇄도하고 있다.
현재 10여개 중견 PCB·생산장비업체들이 내년에 코스닥 등록을 추진한다는 계획아래 내부 전열을 정비하고 있다는 입소문이 나돌면서 벤처캐피털의 공략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같은 환경변화는 국제통화기금(IMF) 이전만해도 상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당시만해도 국내 중견 PCB업체들은 설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으나 대부분 발길을 돌려야했다.
까다로운 담보조건에 「사회적 지명도가 낮다」 「사업 비전이 밝지 않다」 등 갖가지 조건을 들어 은행들이 대출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제도 금융권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던 국내 중견 PCB업체들이 최근들어 벤처캐피털업체로부터 귀빈대접을 받게 된 것은 올해 증권가를 휘몰아쳤던 코스닥 열풍 때문.
반도체·정보통신업종의 호황에 힘입어 PCB산업이 매년 30% 이상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앞으로도 사업전망이 매우 밝은 것으로 나타나자 PCB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인식이 과거와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에는 근 10년 이상 PCB사업을 벌여오면서 나름대로 탄탄한 기반을 쌓은 미공개 중견 PCB업체들이 수십여개에 달하는 것도 벤처캐피털업체들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들 중견 PCB업체들이 첨단 이미지를 풍기는 데다 성장성 또한 큰것으로 분석돼 코스닥에 등록할 경우 노다지로 변모될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벤처캐피털업체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미 올해 코스닥에 등록한 일부 중견 PCB업체의 경우 정보통신업체에 견줄만한 수익성을 기록,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인천 목재단지의 한 중견 PCB업체 사장은 『최근들어 벤처캐피털사들로부터 설비자금조로 투자 할테니 일정 지분을 할애해달라는 제의를 숱하게 받고 있다』면서 『벤처캐피털로부터 이처럼 귀한 몸값으로 대접받기는 창업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희영기자 hylee @etnews.co.kr
전자 많이 본 뉴스
-
1
'게임체인저가 온다'…삼성전기 유리기판 시생산 임박
-
2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3
필에너지 “원통형 배터리 업체에 46파이 와인더 공급”
-
4
LG전자, 연내 100인치 QNED TV 선보인다
-
5
램리서치, 반도체 유리기판 시장 참전…“HBM서 축적한 식각·도금 기술로 차별화”
-
6
소부장 '2세 경영'시대…韓 첨단산업 변곡점 진입
-
7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8
삼성SDI, 2조원 규모 유상증자…“슈퍼 사이클 대비”
-
9
비에이치, 매출 신기록 행진 이어간다
-
10
정기선·빌 게이츠 손 잡았다…HD현대, 테라파워와 SMR 협력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