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iBiz 32> 非IT기업 사업전략

 『수확체증의 법칙이 적용되는 정보시대에 비즈니스모델을 혁신적으로 바꾸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을 통해 더 나은 제품, 더 빠른 서비스를 제공해 새로운 사업기회를 선점해 나간다는 게 LG그룹의 방침입니다.』

 LG그룹의 인터넷 비즈니스 프런티어로 부상하고 있는 이수호 LG상사 사장(56)은 인터넷 비즈니스가 LG그룹의 밀레니엄 화두임을 강조했다.

 이수호 사장은 『인터넷 비즈니스는 도덕적 명분과 자세가 필수적인 덕목이고 이는 LG그룹의 정도경영과도 접목된다』며 디지털 경영을 추구하는 LG와 인터넷이 불가분의 관계임을 상기시켰다.

 LG그룹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매우 빠르고 알차게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응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LG화학은 이미 인터넷을 통한 구매활동이 정착돼 있으며 LG전자는 가전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LG홈쇼핑의 종합상품몰은 날로 성장하고 있고 LG유통은 사무용품과 비품을 인터넷 입찰로 조달하고 있습니다. LGEDS시스템은 보석·컴퓨터 쇼핑몰을 가지고 있고 인터넷 전문업체인 LG인터넷도 큰 활약을 보이고 있습니다. LG투자증권은 홈트레이딩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고 LG캐피탈은 인터넷 현금인출과 대출서비스 등을 통해 고객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특히 LG는 최근 국내 최대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데이콤을 인수해 그룹내 각사별 인터넷 환경구축과 사업전개를 하는 데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지적했다.

 LG그룹은 「전통적인 핵심사업부문의 가치사슬(Value Chain) 경쟁력 제고를 통한 변혁」과 「데이콤 인수 및 LG텔레콤·LGEDS의 사업강화를 통한 전자상거래 구현부문의 선두위치 확보」 「LG상사의 인터넷 사업확대를 통한 그룹사간 전자상거래 통합사업기회 제고」를 인터넷비즈니스 전략의 3대 축으로 삼고 있다.

 『LG상사가 그룹의 인터넷비즈니스 창구 역할을 맡은 게 적잖이 부담스럽다』는 이 사장은 『그러나 상사만큼 인터넷비즈니스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체질을 지닌 곳이 없기 때문에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수호 사장은 LG상사의 인터넷사업을 위해 EC팀을 신설하고 직접 팀장을 맡을 정도로 대단한 각오와 열의를 지녔다.

 『인터넷은 상사의 역할과 업무에도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량구매·대량판매 구조에서 맞춤형으로 상거래 환경이 변하고 있고 대량의 정보가 신속하게 제공됨으로써 막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정보력에 기인한 우월적 지위마저 소멸돼가고 있습니다. 상사만큼 인터넷으로 인해 위협을 받는 곳도 없을 것입니다.』

 LG상사는 이미 지난 95년부터 사내외 및 해외지사의 정보망을 비롯해 전사적 경영지원을 연결하는 인트라넷 구축을 시작, 97년에 완료함으로써 업무환경을 웹기반으로 전환할 정도로 인터넷시대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LG상사는 전사조직의 인터넷사업 자원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전문인력으로 구성된 별도의 팀만으로는 웹기반의 환경에 적응하고 발전해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즉 조달과 사무 및 판매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이 가장 빠른 시간에 인터넷환경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수호 사장은 인터넷 무역시스템을 그룹의 해외고객들에 대한 포털로 정착시켜 장차 LG상사를 온라인 전문상사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다.

 『인터넷비즈니스는 속도의 경영입니다. 그 때문에 관리보다는 업무수행에 중점을 둔 형태로 조직도 변화돼야 합니다. 각 개인이 창의적인 환경속에서 일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구조를 지닐 수 있도록 분사나 사내창업을 적극 장려하고 스톡옵션 등과 같은 보상제도도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수호 사장은 인도네시아·싱가포르·홍콩 등 해외지사 근무를 통해 뛰어난 국제감각을 지녔으며 판단이 예리하다고 소문날 정도로 변화에 민감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그도 『기존 업체들에 가장 힘들고 외로운 작업은 인터넷사업을 위한 투자결정』이라고 토로했다.

 『인터넷사업은 제조업이나 유통업과 달리 불확실성의 비선형적 진화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단기적 목표와 실적 및 손익구조에서 보면 확실한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미래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적기투자만 잘하면 가파른 성장을 이룩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때 어느만큼 투자를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기존업체들이 적절하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환경이나 제도마련이 아쉽다는 이수호 사장은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그간의 해외 고객관리에서 쌓은 전통적 노하우를 인터넷 환경모델에 접목시켜 인터넷비즈니스를 선도해나가는 게 소명』이라고 밝혔다.

 각계각층의 인사와 교분을 자랑할 정도로 마당발이기도 한 그는 『최고경영자는 선장일 뿐 엔진은 기관사가, 키는 항해사가 쥐어야 한다』며 『실무자들이나 관계전문가들의 조언에 귀기울여 배우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