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가정용 PC도 Y2K 대비를

최용복 서비스뱅크 사장

 컴퓨터에서 연도를 두자릿수로 인식하고 연산함으로써 생기는 오류를 밀레니엄버그 또는 Y2K버그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Y2K」문제는 기업이나 정부기관 등의 컴퓨터에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가정용 PC에서는 이와 관련한 문제가 없거나 있어도 피해정도가 경미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가정에서 게임이나 하고 문서나 조금 다루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는 생각인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작성한 문서작성 프로그램이나 게임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게임이나 문서에 Y2K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이들도 많지만 Y2K의 직접적인 문제보다 더 심각한 것은 Y2K문제에 편승해 한몫 하고자 하는 바이러스가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얼마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힌 「CIH」바이러스를 되돌아보면 그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쉽게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이 컴퓨터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할 수 없는 일보다 점점 많아지는 상황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게임과 문서작성만 할 수는 없다. 따라서 PC에 일어날 수 있는 Y2K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하고 다양하다.

 가정용 PC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은 무엇이 있을까. 컴퓨터를 통해 가계부를 꾸준하게 관리해오던 어느 주부가 2000년 1월 1일 가계부에 그날의 지출을 입력하고 잔액을 살펴보던 중 금액이 비정상적으로 많거나 혹은 적어 계속해서 다시 작업을 해보려 하지만 마찬가지의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류의 범위가 작아 잘못된 부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카드결제 금액이 다르거나 결제계좌에 잔고가 부족하게 됨으로써 본의 아니게 연체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회사의 자료를 집으로 가져와 PC에서 작업을 계속할 경우 계산이 맞지 않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Y2K에 대비하지 않은 소프트웨어는 2000년 이후 새로 작업한 내용과 이전에 작업한 내용을 비교연산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범하게 된다. 연도를 인식하는 모든 SW는 Y2K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예컨대 자신이 게임하던 부분을 잇거나 다른 사람과 시간간격을 두어 비교를 하게 되는 게임에서 이러한 오류를 범하게 되면 이전에 하던 부분에 이어서 게임을 할 수 없거나 승패가 뒤바뀌는 웃지 못할 일도 발생할 수 있다. 홈뱅킹도 PC통신이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만큼 대부분의 연산이 개인 PC보다 서버쪽에서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개인 PC로 인한 문제는 없는 만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처럼 가정용 PC에서도 「Y2K」와 관련된 크고 작은 문제점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어 미리 대비하는 것만이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길이라 생각한다. 은행이나 증권사처럼 막대한 비용을 들일 필요 없이 주기판 바이오스(Bios)의 업그레이드나 OS 및 기타 응용SW에 대한 Y2K 패치(Patch)를 통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국내 일부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경우 자사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Y2K문제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SW 패치를 제공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자료를 제공하는 곳이 의외로 많다. 자신의 PC에 설치된 주기판이나 OS, 주요 SW 개발회사의 홈페이지를 둘러보아도 이에 대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PC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들에게 올 겨울방학 숙제를 「개인용 PC의 Y2K버그 수정」으로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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