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MIT 공학박사 이상헌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사장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인터넷 시대에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적극적인 「창조」정신이 필요합니다. 기업도 실패나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자신의 괴짜스럽고 엉뚱한 생각을 마음껏 실행에 옮기려는 열정으로 가득한 사람이 인정 받는 조직이 되어야 하겠지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이상헌 대표(53)는 이른바 「튄다」는 말을 좋아한다. 「규격에 매이지 않고 창조적으로 사고하고 일하라」는 것을 「튀어라」는 한마디로 즐겨 표현한다.

 MIT 공학박사 출신으로 오랫동안 엔지니어로 지내왔던 그가 기업인으로 방향을 바꾼 것에서도 이 사장의 튀는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대학시절부터 미국에서의 박사과정까지 공학을 전공하고 관련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했지만 내 자신의 능력을 한 방면에만 한정짓고 싶지 않았습니다.』

 미국 하니웰·디지털에서 엔지니어로 생활하던 그가 한국에 돌아오면서 경영자로 변신하게 된 데 대한 설명이다.

 이 사장은 한국디지탈 부사장, 한국NCR 지사장을 거쳐 지난 7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취임과 함께 지켜오고 있는 경영철학은 자율과 책임에 초점이 모아졌다. 『직원들에게 권리와 자율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게 한다는 것이 경영철학입니다. 단 한 번의 실수에 대해서는 너그러울 수 있는 조직을 지향합니다.』 그가 늘 강조하는 이른바 「튀는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는 각오다.

 올해 한국썬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사 중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98년에는 한국썬이 아시아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했었지요. 너무 쉽게 뜨거워지고 너무 쉽게 식는 한국경제의 특성을 보게 됩니다.』 이른바 국내 경제의 「냄비」적 특성을 꼬집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의 경기 활황도 다소 과열이라고 진단한다.

 이제 한국썬의 대표를 맡은 지 6개월. 그동안 자신의 경영철학을 새로운 조직에서 다져온 시기였다면 이제 새천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썬은 벤처정신과 기성화된 기업의 문화가 공존돼 있는 기업입니다. 인터넷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공언한 만큼 이제 벤처정신을 더욱 살려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튀는 기업이라면 분명 벤처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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