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지금쯤이면 당신도 당신이 속한 산업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현재의 경쟁업체 및 사업 파트너들과 관련해 당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를 알아야 할 것이다. 당신은 또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에 어떤 것이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는지, 새로운 경쟁업체들이 이 같은 고정자산 없이도 당신과 경쟁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깨달았을 줄 믿는다. 보다 디지털화 한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려면 바로 그 정보를 이용하라. 임시전략으로 가치가 저하된 기능을 아웃소싱으로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일지 모르겠다.
3장에서 언급한 가치사슬은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공급하는 기능의 연속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 내·외부적으로 거래비용이 추가된다. 우리가 이 책에서 예로 든 산업은 대부분 생산단계에 있는 공급업체와 판매단계에 있는 고객들과의 상호작용을 포함한 전체 가치사슬이 파괴적인 힘을 가진 새로운 세력에 의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산업은 하나도 없다. 급속하게 변하는 규칙과 협력 회사들의 전환이 가장 두드러진 징후다.
많은 기업들이 앞장서서 자신들의 가치사슬을 파괴하고 있다. 다가오는 변화가 그들의 하부구조를 낡은 것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란 사실을 깨닫고 그것을 상품의 역할로 전환시키거나 아예 없애 버림으로써 차라리 낡은 모델의 종말을 앞당기고 있다. 그들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명시적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그 동안 상품과 서비스의 매매와 생산에 대해 규정해 왔던 법칙들을 무너뜨리고 고비용의 과정을 자동화하거나 또는 다른 사람이 사용해 더욱 발전시킬 수도 있는 고유의 도구를 공개함으로써 고객 및 경쟁업체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이 노리는 것은 킬러앱을 자신들 스스로 풀어놓음으로써 미지의 땅을 선점하려는 것이다.
우리의 고객 중에는 대형 석유·가스 회사의 자회사로 가정용 난방연료 회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 업체는 철저하게 분산된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해야 한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시장 점유율이 17%에 달하지만 이 중에 소비자에게 직접 공급하는 것은 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회사 이익의 75%는 소비자 판매에서 나왔다. 각 지역을 담당하는 독립 딜러들에 대한 판매에서는 형편없이 낮은 이익만을 거둬들이고 있었다.
이 회사의 브랜드 파워는 그다지 강한 편이 아니었고 게다가 새로운 시장 및 제품으로의 사업 확장 등과 관련해서도 모기업으로부터 엄격한 제한을 받고 있었다. 또 이 업체 고객들 중에 약 70%가 50세 이상의 노년층으로 이는 가정용 난방 기름 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 설상가상으로 사업에서 손을 떼는 정리비용도 너무 높아 사업을 훌훌 털어 버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것은 좋은 소식이다. 이 업종의 경우 전망이 그다지 밝지 못하기 때문에 회사가 기업의 규율을 깨뜨리고 결단력 있게 가치사슬을 끊어 버린다 해도 잃을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회사는 독립 딜러들의 심한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소비자시장에 대한 직접판매를 확대키로 했다. 그리고 독립 딜러들이 고객들과의 친분관계에서 자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고 요금과 배달문제에서 더 융통성이 있으며 공급비용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현재 이 같은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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