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 풍수지리 "화제"

 「디지털 시대에도 풍수지리설이 통한다(?)」

 이사철이 지나고 매서운 추위가 닥치는 겨울. 인터넷 업계에는 때아닌 이사 바람이 불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 3, 4명이나 10여명으로 출발했던 업체들이 몸집이 불어남에 따라 좀더 넓고 편리한 곳에 새 둥지를 마련하기 위해 다리품을 파는 경우가 늘고 있다.

 올해만도 야후코리아가 강북에서 강남역 부근으로 이전한 것을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다음커뮤니케이션, 오라클, 에이메일, 오픈타운, 테라, 나눔기술, 네띠앙, 앨트웰I&C, 스포츠코리아 등 수많은 인터넷 기업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고 데이콤, 인터파크, 심마니, 네오위즈, 인츠닷컴, 아르파넷 등도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는 이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인터넷업체들이 이사붐을 조성하는 가운데 최근 인터넷 접속프로그램인 「원클릭」으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네오위즈가 오는 18일 도곡동 군인공제회관 입주를 앞두고 인터넷업체들이 이사할 때 꼭 챙겨야 할 「정보통신업계 디지털 풍수지리」를 정리,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네오위즈가 우선으로 꼽는 것은 24시간 출입, 냉난방, 전기공급, 편의점, 사우나, 구내식당 유무. 야근이 타 업종보다 많기 때문에 24시간 출입이 가능한지 확인하는 것은 기초적인 점검사항이라는 것이다. 24시간 냉난방과 전기공급이 이뤄지고 근처에 편의점까지 있다면 효과 만점이다.

 다음으로 전원 케이블, LAN케이블, 전화선 등 모든 배선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는 이중마루(액세스 플로어) 등이 잘 갖춰져 있는지도 살펴볼 만하다. 입주자가 이중마루 등을 따로 설치하려면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인테리어로 내부를 치장해도 기본 설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면 효과 빵점이다.

 또 하나는 일류기업이 입주한 건물이라면 일석이조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네오위즈가 입주하기로 한 군인공제회관은 한국IBM도 입주 예정 상태. 건물주는 『한국IBM과 네오위즈가 입주하기로 결정하자 잔여 사무실이 금세 분양됐다』고 귀띔한다. 또 나이키가 입주한 삼성동 S빌딩은 임대료가 비싸기로 소문났지만 최근 오라클이 입주하자 이 건물의 임대료는 한층 더 고개를 들었다고 한다. 두 경우 모두 이유는 단 하나. 회사 이미지 동반상승 효과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휴사나 협력업체가 가까운 거리에 있는지도 점검사항. 삼성동 대화벤처빌딩에는 한글과컴퓨터가 입주하면서 자회사인 네띠앙, 하늘사랑의 일부 사업부문도 이곳으로 옮겼다. 자회사나 제휴사가 근접한 거리에 있으면 파트너와의 유대관계가 한층 깊어질 뿐 아니라 홍보활동에도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서로간 기업이미지 상승효과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논현동 두산빌딩에는 비슷한 이유로 한국소프트중심이 입주한 후 2, 3개사가 연이어 입주했다. 야후코리아의 광고대행사인 리앤파트너도 야후코리아 본사와 5분 거리에 있다.

 마지막으로 입주 건물 외벽 활용이 가능한지도 꼼꼼히 봐야 할 사항. 회사 이전을 고려하는 업체라면 소비자층이 많이 몰리는 거리도 눈여겨 봄직하다. 한 예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3W투어의 강남지사를 꼽을 수 있다. 3W투어는 강남에 입성하면서 건물외벽에 「www.3wtour.com」이라는 대형 배너를 설치,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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