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제2호황 맞은 PC수출 (5)

 대우통신은 지난해 7월 국내 PC업체로는 처음으로 미국 컴퓨터 인증기관인 NSTL이 인증하는 NSTL 마크를 획득했다. 국내 PC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국산 PC를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미주지역 정부기관, 공공기관 등 관수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미국과 캐나다 정부가 이 인증획득만으로도 까다롭기로 유명한 관수용 제품공급 자격을 부여할 만큼 NSTL 인증시험을 신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와 비교하면 국내 정부·공공 기관 등 행정전산망용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조달청 조달품목 선정에 해당하는 조건이다.

 특히 NSTL 인증마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윈도95, 윈도98 호환테스트 등을 의뢰할 만큼 업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으며 NSTL에서도 200여 가지에 이르는 테스트 항목에서 한 가지만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인증 마크를 부여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우통신은 NSTL마크 획득을 계기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정부·공공 기관에서 실시하는 각종 입찰이나 제품공급 경쟁에 본격 참여해 미국 국방성, 해군 등을 대상으로 10월말 현재까지 총 6만대의 PC를 수출했다.

 대우통신의 NSTL 마크 획득 이전에는 사실상 관수시장에 국산 PC 공급사례가 전무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사례로 꼽힐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대우통신의 관수용 수출물량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대우통신 전체 수출물량 가운데 3%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해외 관수용 시장개척을 선도하고 있는 대우통신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수출은 거의 전 물량이 민수시장에 한정돼 있다.

 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도 지난해 중반 NSTL에 제품, 제안서를 제출, NSTL 인증획득 테스트를 의뢰하고 미주 관수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했다.

 그러나 NSTL이 인증부여를 하지 않거나 국내업체가 중도에 이를 포기하면서 관수시장 진출에 사실상 실패한 것이다.

 특히 삼보컴퓨터의 경우 지난 6월 대규모 수출을 추진 미국시장에서만 3위권에 진출하는 쾌거를 올렸다. 당시 삼보컴퓨터가 3위로 진출하게 된 PC 수출실적을 분석해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삼보컴퓨터는 가정용 PC시장 초저가PC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관수용 수출실적이 미미해 총 순위에서 3위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당시에 컴팩컴퓨터·IBM 등은 관수용·기업용 시장에서 실적을 바탕으로 삼보컴퓨터 e머신스사의 추격을 따돌린 것이다.

 현재 해외 PC시장에서 관수시장이 차지하는 비율은 국가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으나 평균 15% 수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PC업계가 해외 주요 PC업체들과 경쟁하면서 관수시장을 포기하고 민수시장만 공략한다면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국내 PC업계의 관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우선 품질개선과 가격 경쟁력 제고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각국의 각종 관수공급 자격을 따내야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주시장에서 권위있는 NSTL마크, 유럽시장에서 환경마크 획득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 해외 관수시장은 PC단품 수출방식으로는 시장기반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내 PC업계는 현지업체와 제휴 등을 통한 솔루션 형태의 포괄적인 영업·마케팅을 구사함으로써 해외 관수시장 기반을 크게 넓혀가야 할 것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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