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채널을 통한 간접영업망을 획기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유통망인 채널 수 확대는 물론 각 채널들이 소형에서 메인프레임에 이르기까지 전품목을 취급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채널영업 강화로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채널을 통한 매출이 50%를 넘어서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욱 비중이 높아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실제 지금까지 직판영업이 대부분을 차지해왔던 한국IBM도 이미 채널 수가 200개를 넘고 있으며 한국HP도 현재 120개에서 170개까지 늘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도 마찬가지다. 한국유니시스는 KCC와 대우정보시스템 등 대형총판 외에 지속적으로 더욱 많은 국내 총판업체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한국후지쯔도 사업다각화를 위한 첫단계로 유통망 확충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처음부터 채널영업만으로 사업을 전개해 유닉스 시장에서 획기적인 성장을 이룩하기도 했다. 최근 중대형컴퓨터업체들이 채널영업을 강화하는 데는 이같은 한국썬의 성공적인 채널정책에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유통망의 수적 확대뿐만 아니라 채널에서 취급하는 품목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도 커다란 변화 가운데 하나다.
그동안 PC, PC서버 등 소형제품은 채널영업, 중대형 유닉스서버 이상 대형제품은 직판영업이라는 등식이 고정돼 왔지만 최근 채널의 사업영역은 대형 유닉스서버와 메인프레임 등 하드웨어에서부터 솔루션 등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업체에서 취급하는 전 사업부문을 망라하고 있다.
이처럼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채널영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일단 영업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판매를 강화할 경우 일단 영업사원들의 인건비와 이에 소요되는 간접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간접판매방식을 도입할 경우에는 채널관리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으로 유지가 가능하다.
가격파괴라고 일컬을 정도로 출혈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컴퓨터업체들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영업에 드는 비용을 최소화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다.
또 판매확대를 위해서는 고객과 직접 마주칠 수 있는 접점 기회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지만 직접판매 방식은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도 채널영업을 강화하는 배경으로 꼽을 수 있다.
여기에 그동안 채널들에 대한 대대적인 교육지원으로 채널들 스스로 대형컴퓨터를 판매할 정도의 기술적 노하우를 확보하게 된 것도 컴퓨터업체들이 자연스럽게 채널에 영업권을 이양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중대형컴퓨터 업체들이 이같은 이유로 채널영업을 경쟁적으로 강화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소리도 적지 않다.
그동안 본사 영업사원들을 상대해왔던 고객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채널로의 영업권 이양에 따른 불이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실제 서비스 등에서도 차별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시스템 설치나 사후 유지보수 등에서도 고객들 대부분이 채널보다는 본사 직원들에게서 서비스받기를 원할 것이 분명해 컴퓨터업체 자체의 신뢰성 상실마저 우려된다는 것이다.
결국 매출확대와 비용절감을 위한 채널영업 정책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컴퓨터업체들의 입지를 위축시킨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리고 있다.
컴퓨터업체들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속에서 고객들의 신뢰를 잃지 않고 채널영업을 강화해야 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양승욱기자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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