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제조업체들의 PC수출이 올들어 제2의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고 한다. PC 수출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5배, 90년대 초에 비해서는 무려 50배나 급성장하고 있으니 당연한 평가라 할 만하다.
그러나 내용 면에서는 90%를 웃돌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의 PC수출이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80%를 상회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유력 경제전문지들은 이와 관련, 한국 PC업체 최고경영진들의 진취성, 다시 말하면 CEO의 예리한 시장분석과 선명한 결단력, 그리고 과감한 추진력이 성공의 원동력이라고 지적한 바 있고 또 이같은 지적은 어느 정도 사실임에 틀림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성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우리는 PC수출업체들의 수출호조가 이같은 내부적인 원인보다는 외부적인 영향에서 찾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국내 PC업체들의 수출호조는 사상 유례없는 환율인하와 미국시장 호응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OEM 수출이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전까지는 유일한 돌파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10여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는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실현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의 PC수출도 이제는 내실을 기해야 할 시점이다.
더이상 1∼2%의 마진에 만족하고 외풍에 휩쓸리는 취약한 산업구조에 발목을 잡혀 있을 수는 없다. 이를 위해서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자가브랜드 위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언제까지 OEM방식에만 머물 수는 없다. OEM방식으로는 기술개발에 뒤처질 수밖에 없고 따라서 해당 분야에서 일등이 될 수 없다. 현대사회는 넘버원이 지배하는 사회라고들 한다. 인터넷 시대만큼 일등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아진 때도 없다. 이제는 일등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OEM의 폐해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기업 브랜드나 공동 브랜드에 의존하는 수준에서도 벗어나 독립적인 개별 브랜드로 승부하겠다는 도전적인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단순히 OEM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의 일환이 아니라 인터넷시대에 세계적인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지닌 의미와 중요성을 재차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는 적극적인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 브랜드는 더이상 일회성에 그치는 비용이 아니라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OEM과 자가 브랜드의 차이점이다.
또한 글로벌시대에 맞는 현지화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각국의 형식승인, 고급화되고 있는 소비자 취향, 강화되고 있는 리콜제도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현지조사를 선행해야 한다.
이밖에도 매스커스텀화에 대비한 제품차별화 전략도 함께 짜야 한다. 종전의 회색 데스크톱PC로 일관해서는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이를 활용한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각 분야 전문기업들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기업시장과 관수시장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새 천년을 불과 한달 앞둔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PC수출전략을 짜야 한다. 포스트PC시대에 대비할 경쟁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수출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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