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빌드업기판 시장을 잡아라 (5.끝)

문제점과 발전방안

 세계 빌드업기판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선진 외국 PCB업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국내 PCB업체들도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삼성전기·대덕전자·LG전자·코리아써키트 등 국내 주요 빌드업기판업체들이 세계 빌드업기판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노력하는 부문은 수요 확대.

 현재 국내 주요 빌드업기판업체들은 최대 월 2만㎡에서 5000㎡ 정도의 빌드업기판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정도 생산능력은 일본 다음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빌드업기판업체들은 국내 이동전화기업체에만 빌드업기판을 공급하고 있다. 그것도 국내 이동전화기업체가 필요로하는 전체 물량을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물량은 일본 빌드업기판업체와 양분하는 실정이다.

 최근들어 일부 이동전화기업체들이 일산 빌드업기판 대신 국산 제품을 사용하려 하고 있으나 품질 경쟁력에서 국산이 일산에 뒤지고 국내업체의 제품 라이프 사이클 변화에 대응력이 부족, 급속한 국산 대체는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다만 최근 코리아써키트가 유럽계 국내 진출 이동전화기업체에 대량의 빌드업기판을 공급하기로 해 국산 빌드업기판의 수출 가능성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국내 빌드업기판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산 빌드업기판의 경쟁력은 이제 세계 정상 수준에 도달했고 열경화성수지(TCD)공법의 경우 빌드업기판의 본산인 일본업체들이 오히려 국내업체에 기술이전을 요구할 정도』라면서 『국내 세트업체들이 주문만 내리면 언제든지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에 버금가는 빌드업기판을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빌드업기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이 일본 세트업체처럼 국내 PCB업체를 믿고 물량을 밀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내수시장에서의 납품 경험이 있어야 해외시장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네트워크시스템·개인휴대단말기(PDA)·디지털카메라·반도체패키지업체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내 빌드업기판업체의 요청이다.

 이같은 빌드업기판업체의 주장처럼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의 지원이 소극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빌드업기판업체들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노력해야 할 부문은 산적해 있다.

 우선 국내 빌드업기판업체들은 국산 소재와 장비의 사용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 생산성이 일본 업체에 뒤진다는 지적이다.

 국내업체들은 빌드업기판의 핵심소재인 레진코팅원판(RCC)은 물론 레이저드릴·프레스 등 빌드업기판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장비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산 소재와 장비를 활용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삼성전기·서광전자 등 일부 업체들이 최근들어 국산 소재와 장비를 사용하기로 한 점은 앞으로 국내 빌드업기판산업의 선진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국내 소재업체와 장비업체들도 빌드업기판업체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소재와 장비를 개발, 공급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욱이 국내 빌드업기판업체들은 세계 PCB학회와 협회 등이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포럼·전시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 국제적인 연대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국제 활동에서 뒤처질 경우 2000년대 세계 다층인쇄회로기판(MLB)시장을 주도할 빌드업기판의 산업표준 제정 움직임에서 소외, 국제 미아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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