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이 없는 시스템산업은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부품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갈륨비소(GaAs) MESFET 소재의 CDMA용 전력증폭기(PA)모듈 개발의 주역인 LG정밀 용인연구소의 성수언(42세) 책임연구원은 부품인력 육성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한다.
성 연구원이 주도적으로 개발한 전력증폭기는 고주파(RF) IC 중에서도 핵심 반도체로 평가되는 고난이도 기술. 미국 커넥선트가 이미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개당 가격도 5달러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상품이어서 국내외 반도체업체들이 시장진입을 위해 호시탐탐 노리던 분야다.
이같이 고난이도 기술을 요구하고 시장진입이 어려운 전력증폭기를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은 꾸준한 기술축적과 도전의식 덕택이다.
성 연구원은 지난 95년 LG전자부품 소속 당시 정부 국책과제로 RF IC개발에 착수, 아날로그용 PA모듈을 개발했고 97년에는 표면실장형(SMD)모듈 전단계인 리드프레임 CDMA PA모듈을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하지만 두번 다 시장진입에 성공하지 못한 혹독한 실패의 경험을 치렀다. 아날로그형을 개발했지만 이미 시장이 디지털로 전환됐고 리드프레임 PA 모듈을 개발했을 때는 SMD가 주류를 이루는 시기였다.
이번에 개발한 CDMA용 SMD PA모듈은 공급량이 상당히 부족한 시기여서 당시의 상황과는 정반대다.
성 연구원은 『최소한 외국업체가 장악한 국내시장을 빼앗고 해외시장도 주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이미 국내 이동전화기업체로부터는 수시로 제품공급의뢰 문의를 받고 있다.
또 주파수 필터링 IC인 표면탄성파(SAW)필터, 듀플렉서 등도 개발해 LG정밀이 조만간 대량 생산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 연구원은 『대학 졸업생이 RF IC구조를 이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는 최소 5년이 걸리고 석사 출신의 대학원생은 최소 2년을 요구하지만 이들 인력이 나중에 최종 안착하는 곳은 시스템업체여서 안타깝다』고 호소한다.
송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주로 시스템업체들이 우수한 통신부품 연구인력을 발탁하고 있어 부품산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부품인력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는 산업구조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홍식기자 hskim @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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