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위해 10년을 준비했습니다.』
90년 캐드(CAD)·캠(CAM) 소프트웨어 공급회사인 CIES를 설립할 때 이기훈 사장(43)은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 하나는 당장 외국 소프트웨어를 들여다 팔고 있으나 최대한 빨리 우리기술화 하는 것. 또 하나는 엔지니어링 분야의 종합 컨설팅 회사가 되는 것이었다.
『소프트웨어 기술과 기계설계(엔지니어링) 기술을 모두 보유한 업체를 골라 그동안 스터디를 해왔습니다. 그런 업체를 골라보니 소프트웨어 업체가 아니라 컨설팅 업체들이더군요.』 이 사장이 CIES의 목표를 엔지니어링 컨설팅 업체로 설정한 이유다.
창업 10주년을 앞둔 지금, 4명으로 시작했던 CIES는 140명의 엔지니어들이 모인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비로소 이 사장은 그동안 숨겨놓았던 종합 컨설팅 회사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자체 기술로 소프트웨어 공급에서 최종 설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서비스하는 회사로 거듭난다는 야심이다.
우선 솔루션 확보를 위해 지난 6월 10여년의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자체 개발한 제품정보관리시스템(PDM)인 「Dyna-PDM」을 출시했다.
그는 『캐드나 캠 같은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해 외국 업체와 경쟁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으며 엔지니어링 응용기술을 소프트웨어화하는 게 오히려 기술종속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를 무기로 만들어야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PDM과 같은 솔루션은 커스터마이징이 반드시 필요하며 우리 기업의 프로세스를 누구보다 잘 아는 국내 업체들에게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국산 ERP 업체와 연합해 국산 솔루션의 진가를 발휘해 보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CIES는 전 직원의 90%가 기계관련 학과 출신들로 구성됐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 엔지니어들을 영업일선에 배치하는 전략은 설립이후 10년동안 한해도 적자없이 꾸준히 성장해 온 비결이다.
이 사장은 『CIES가 벤처기업이 될 수 없다』면서 『엔지니어링 분야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한 분야로 100년전 기술이 여전히 효력을 갖는다. 단지 컴퓨터로 이용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는 10년 동안 축적한 경험을 이제 밖으로 내보일 때가 됐다는 완곡한 자신감이 배어 있다.
김상범기자 sb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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