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터넷 연합체"의 갈 길

 인터넷시장이 격변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업체간에 또는 인터넷업체와 업종별 대표업체들간에 연합체를 구성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들린다. 인터넷시장이 군웅할거시대를 끝내고 연합체를 중심으로 하는 패권경쟁시대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앞선 기술과 자본력으로 무장한 세계적인 인터넷업체들이 동남아시장, 특히 한국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만큼 기술과 자금력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관련업체들이 힘을 합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연합체 결성은 우리에게 주어진 여건을 고려한다면 최선은 아니나 차선책은 된다. 최선책은 우수한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보유해 현재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다수의 선진 인터넷업체를 우리가 확보하는 것이기는 하나 이는 현실적으로 당장은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연합체 결성이라는 차선책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연합체 결성은 이제부터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사이트간 경쟁에서는 어느 정도 우열이 가려지고 있는 상황이나 연합체간의 경쟁에서는 어느쪽이 주도권을 잡게 될지 쉽사리 예측하기 어려워 또다른 연합체가 등장하거나 연합체간의 이합집산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연합체 결성은 우리 인터넷산업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만은 분명하다. 외국업체에 대응하기 위해, 또 연합체간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활동은 예전에 비해 더욱 영역을 넓혀 왕성해질 수밖에 없고 그 영향으로 인터넷 인프라 환경은 더욱 공고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연합체 결성이 원래 의도한 목적을 이루고 나아가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려면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사업의 실질적인 공유를 통해 인터넷사업을 확대발전시켜야 한다. 인터넷사업에 뛰어들었다면 사업목표는 국내가 아니다. 이미 세계시장을 상대로 사업에 나선 것이다. 자본력이 취약했던 인터넷업체들로서는 그간 대기업과 외국업체들의 위압적인 공세에 속수무책이었으나 연합체 결성을 통해 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았다. 그렇다면 연합체 구성원들은 장기적인 사업안목을 가져야 한다. 자그마한 성공을 거뒀다고 수익분배 등으로 갈등을 겪는다면 연합체는 쉽게 균열된다.

 둘째, 외형규모를 과시하기 위한 연합체 결성은 지양해야 한다. 인터넷사업에 대한 평가는 최근 들어 회원수나 접속건수에서 점차 실제 수익규모로 바뀌고 있다. 이는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업체들간의 연합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독자성을 확보했으면서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고 나아가 수익성을 담보하기는 더더욱 요원하다.

 셋째, 인터넷사업의 세계는 강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인터넷사업의 미래는 장밋빛이 아니다. 인터넷사업은 결국 자본원리의 적용을 받아 몇년 후에는 대표적인 몇개 업체만이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체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미래기술을 예측하고 한발 앞선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터넷사업에 관심있는 대기업들이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해서는 안된다. 인터넷사업은 선점이 중요하다. 그렇다고 경품제공 등 물질적인 면을 앞세워 네티즌을 확보한다면 우리의 인터넷 사업기반은 취약해진다. 네티즌들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해 남보다 앞선 콘텐츠 개발 등 선의의 경쟁을 펼쳐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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