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중반 이후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 빠르게 파고 들고 있는 휴대폰. 무서운 보급 속도 못지 않게 그 단말기도 외형과 기능 등에서 빠르게 진화, 발전하고 있다. 특히 휴대 기기의 가장 예민한 부분인 무게와 크기는 엄청난 진전을 보여, 지금은 50g대에 명함 크기의 아주 작고 가벼운 제품까지 나와 있다. 색상도 흑색 일변도에서 벗어나 은색·자주색·노란색 등으로 다양해지며 개성시대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그러나 경량·소형화와 색상 부문의 진전 속도에 비하면 단말기의 현 상태를 말해주는 표시부문, 즉 액정패널의 변화는 다소 더디게 진행되는 편이다. 96년에 겨우 문자 표시가 가능하게 됐고, 3년 가량 지난 지금 대부분의 제품이 그래픽을 처리하는 수준까지 올라와 있으나 모두 흑백으로만 표현하고 있다.
이런 휴대폰 단말기에 마침내 컬러표시 시대가 열리게 됐다.
최근 교세라가 업계 최초로 컬러 액정패널을 장착한 휴대폰 단말기 「비주얼폰」을 내놓고, 판매에 들어간 것이다.
교세라의 비주얼폰은 특히 휴대폰 액정패널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슈퍼트위스티드네오매틱(STN)방식 액정표시장치(LCD) 대신 표시기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은 비싼 반사형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를 장착하고 있다.
컬러 액정패널 휴대폰의 등장은 표현력을 한 차원 끌어올려 휴대폰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여 놓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우선 당장 휴대폰을 통해 제공되는 영상 콘텐츠가 그만큼 풍부해지기 때문에 정보 서비스 사업자는 고급·고가의 정보를 팔 수 있게 되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보다 흥미로운 서비스를 접할 수 있게 된다.
휴대폰 서비스 사업자 입장에서는 통신요금 수입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컬러화로 통신당 정보량이나 통신 기회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휴대폰 제조업체에는 단말기의 대체나 신규 수요를 일으킬 수 있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컬러화의 혜택이 사업자, 사용자 등 모두에게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가격이 문제로 걸린다. TFT LCD를 장착하고 있는 교세라 비주얼폰의 경우 가격이 4만엔으로 현재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보급 제품의 2배를 넘어선다.
가격도 부담이지만 더 큰 문제는 소비전력. 일반적으로 같은 정보량을 처리할 때 컬러가 흑백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데, TFT LCD는 STN보다도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한다. 따라서 현행 배터리에서는 컬러 TFT 휴대폰의 경우 대기 시간과 통화가능 시간이 현격하게 짧아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는 대기 시간만을 놓고 볼 때 TFT가 STN의 약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이러한 가격과 소비전력 문제 때문에 당분간은 컬러와 모노크롬 타입이 섞여서 공존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컬러액정 휴대폰도 TFT보다는 화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가격이 싼 STN방식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열린 「일본전자전99」에는 카시오계산기·산요전기·샤프·세이코엡슨 등이 휴대폰용 컬러 액정패널을 대거 선보였는데, STN 방식이 주류를 이뤘었다.
이들 제품은 동영상의 교환을 전제로 하는 차세대 휴대폰 「INT2000」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는 오는 2001년 말부터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신기성기자 k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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