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디지털 방송 "비상체제"

　이달 초 MBC가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실험송출하기 시작함에 따라 KBS·SBS·MBC 등 지상파방송 3사가 일제히 실험방송 체제에 들어갔다.

　KBS가 지난 5월부터 하루 2시간씩 HDTV 방송을 내보내는 데 이어 SBS와 MBC도 각각 아날로그 프로그램을 디지털방송 포맷으로 변환하거나 HDTV 및 데이터방송 프로그램을 실험제작, 송출하기 시작했다.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기존의 방송 제작 환경을 180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차질 없이 시행하기 위해 각 방송사들이 비상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지상파 3사는 일단 실험방송을 내년 8월까지 실시한 후 실험방송 기간에 드러난 제반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 9월 3일 방송의 날을 기해 시험방송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내년 9월부터는 PD들이 실제 제작한 디지털방송 프로그램을 정규 편성해 일반 가정에 송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내년 8월까지 진행하는 실험방송 기간에 각 방송사들이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적지 않다. 현재 정보통신부와 방송사, 수상기·송신기 제조업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실험방송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우선 정통부, 지상파방송사, 수상기 제조업체, 정부출연연구소 등을 주축으로 디지털실험방송전담반(반장 KBS기술연구소 목하균차장)을 구성해 운영중인데, 앞으로 실험방송전담반은 크게 송신·송수신기 정합, 테스트, OCR 등 4개 분야로 나눠 실험방송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실험방송 기간에 「지상파 디지털방송 테스트 베드 구축 지원 사업」 명목으로 방송사와 업계에 총 54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실험방송전담반의 구성으로 이달부터는 실험방송이 공동운영 형태로 확대됐다. 현재 측정장비의 부족으로 본격적인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난 6월부터 이동용 차량 등을 이용해 실제 디지털방송 수신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KBS가 그동안의 노하우를 각 방송사와 연구기관에 공개해 적지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수상기 제조업체, 방송사, 정부출연기관등이 공동 보조를 취해 실험방송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디지털TV용 ASIC칩 개발을 완료한 전자부품연구원은 송수신기 정합 테스트와 수신기 분야에서 공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자통신연구원(ETRI)도 실험방송 프로젝트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ETRI는 이미 개발을 완료한 송신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방송 송신소와 동일한 주파수를 중계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인 OCR(On­Channel Repeater)의 상용화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OCR기술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 디지털방송 방식의 장점으로 인식되는 단일주파수네트워크(SFN)와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당초 ETRI는 올해 말까지 OCR를 지원할수 있는 중계기의 개발을 추진했으나 일정을 크게 앞당겨 이달 말까지 기술개발을 끝낼 것으로 알려졌다. OCR기술이 개발되면 특히 주파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수도권과 충청권의 주파수 할당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ETRI는 아날로그 채널과 디지털 채널 사이의 전파 혼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대덕 연구단지 안에 디지털방송 송수신 환경을 구축해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정통부는 지상파 디지털방송의 본격 실시를 위해 필수적인 채널 배치 계획도 마련했다. 정통부는 앞으로 디지털방송에 관한 표준 평가항목을 개발해 업계와 방송사에서 개발한 디지털방송 솔루션에 대한 신뢰성 여부를 테스트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비로소 내년 9월부터 실시하는 시험방송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장길수기자 ksj 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