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선, IT 패권경쟁.. "포스트 PC시대" 우리가 주역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가 포스트 PC 시대의 정보기술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MS는 웹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전자상거래(EC) 솔루션 개발자들을 위한 기술과 제품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윈도 기술을 확장, 소프트웨어 시장 지배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선은 이에 맞서 자바의 적용 영역을 데스크톱 분야에서 서버와 인터넷 활용이 가능한 정보가전으로 확대해 MS의 지배구도를 무너뜨린다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포스트 PC 시대가 도래하게 된 배경은 무엇보다 인터넷의 세계적 확산에서 찾을 수 있다.

　과거 메인프레임을 밀어낸 PC가 인터넷의 보급 확산에 따라 개인디지털단말기(PDA) 등 새로운 단말기들의 출현으로 그 역할이 축소되면서 MS 윈도 중심의 소프트웨어(SW)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MS의 포스트 PC 전략은 바로 이같은 변화를 받아들여 지금까지 추구해온 PC 중심 전략을 대폭 수정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윈도 PC의 대량보급에 기반한 MS의 PC 중심 전략은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윈도 운용체계(OS)에서 작동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MS의 새로운 포스트 PC 전략은 스탠드얼론(독립)형의 PC가 아닌 분산 환경으로서의 웹(Web)이 소프트웨어 개발환경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윈도 기술을 웹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MS가 최근 발표한 것이 「윈도 디스트리뷰티드 인터넷 아키텍처(DNA) 2000」 프로젝트다.

　DNA 2000은 인터넷에서 애플리케이션과 서버 및 정보 디바이스를 상호 연계하는 데 사용되는 플랫폼으로 MS는 앞으로 이를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핵심으로 삼을 계획이다.

　웹사이트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종류의 데이터를 인식할 수 있는 익스텐서블 마크업 랭귀지(XML)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윈도 DNA 2000 플랫폼에 대해 분석가들은 MS가 자사의 기존 제품을 웹환경에 맞도록 개선하고 프로그래머들이 이를 이용해 보다 발전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함으로써 SW 시장의 지배력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순조롭게 추진된다면 현재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애를 먹고 있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MS 사이트에서 기술 컴포넌트를 가져다 필요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포스트 PC 시대의 주도권을 노린 MS의 이같은 전략은 그러나 선으로부터 강력한 견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표준으로 자리잡은 자바 기술을 데스크톱 분야에 적용하는 데 힘써온 선은 최근 들어 서버와 PDA 등 정보가전 분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선의 이같은 움직임은 「모든 곳에 자바를」이라는 모토하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역시 모든 영역에서 윈도의 지배를 실현하려는 MS에 적지 않은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선이 자바를 엔터프라이즈용, 데스크톱용, 정보가전용 등으로 세분화, 특화된 기술을 적용키로 함으로써 서버 분야에서는 선의 「자바2 엔터프라이즈 에디션EE」와 MS의 「윈도 DNA 2000」 플랫폼간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둘은 기술적 구성이나 기능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선이 자바를 모든 컴퓨터에서 사용될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적 특성을 지향하고 있는 데 비해 MS는 윈도의 영향력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크로스 플랫폼적 특성을 지향하는 선의 기술은 현재 MS의 시장 지배를 견제하려는 IBM, 오라클 등 많은 애플리케이션 서버 제조업체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S도 포스트 PC 시대를 맞아 정보가전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윈도 간편형인 「윈도CE」의 보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의 양측 주도권 쟁탈전 또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

<오세관기자 sko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