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이나 큰 기업체에서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 보도날짜나 시간을 미리 지정하는 소위 「엠바고」가 관행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기름값을 인상할 때 상인들의 매점매석이나 소비자들의 가수요 등으로 발생될 혼란을 막기 위해 엠바고를 요청하는 것 등이다.
전자상가 상인들은 최근 정부가 내년 1월 1일부터 일부 품목의 특소세를 인하 또는 폐지한다고 발표하자 TV·냉장고·세탁기 등 전자제품의 판매가 크게 줄어들었다며 울상이다.
몇 달 기다리면 값이 내릴텐데 미리 살 필요가 있겠느냐며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혼수 등 기존 구입고객은 물론 예약 구매자들도 반품이나 해약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이런 현상은 특소세와 상관이 없는 여타 품목에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대형점과 주요상가의 경우 이달 판매량이 전월보다 40% 가까이 줄었고 이런 현상은 올해 말까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라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닌 것 같다.
결국 서울지역 주요 전자상가 대표들은 최근 정부가 특소세 인하조치를 너무 일찍 발표함으로써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 특소세 인하의 조기 단행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청와대·재정경제원·산업자원부 등 관계기관에 제출했다.
세제개편으로 인한 일시적인 매기감소 현상을 이번에 처음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그 흔한 「엠바고」 한번 없이 이번처럼 4개월이라는 비교적 긴 기간을 두고 발표된 적은 별로 없었다.
IMF로 야기된 긴 불황의 터널을 지나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것은 상인들만의 희망사항이 아닐 것이다. 때는 추석명절과 결혼시즌이 시작되는 황금의 계절이다.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가전제품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소세 조정이라면 이미 예고된 특소세 인하 조치를 조기에 단행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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