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사이버 포교시대 연다

　「21세기에는 부처님의 자비도 인터넷으로 전파된다.」

　대한불교조계종이 불교정보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신도를 확보하고 있는 조계종은 21세기 정보시대에 효과적인 사찰운영 및 포교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중앙 종무기관 전산화사업을 완성했으며 전국 2000여 사찰에 대한 지방 종무기관 전산화사업도 이번달을 기해 완료단계에 이를 전망이다.

　조계종은 지방 종무기관에 대한 전산화사업이 완료되면 이를 인터넷 홈페이지인 달마넷과 연결해 인트라넷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사업이 완성되면 승적관리·신도관리·사찰관리 등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진행돼 왔던 조계종의 전체 업무가 신경망처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돼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들어 디지털신경망시스템(DNS)을 구축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조계종의 이같은 움직임은 비교적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계종이 불교정보화사업에 본격 착수한 것은 지난 96년부터. 94년 종단 개혁작업에 착수했던 조계종은 갈수록 방대해지는 스님과 신도들의 자료관리를 기존 업무체계로는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해 종단 행정업무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하기로 하고 중앙 종무기관부터 정보시스템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은 96년 1월 중앙 종무기관 내부에 근거리통신망(LAN)을 구축했으며 9월에는 본격적인 시스템 설계작업에 나섰다. 97년에는 업무분석을 끝내고 이에 적합한 시스템 설계를 마친 뒤 98년 4월 중앙 종무기관의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했다.

　이때 개발된 시스템은 총무원·교육원·포교원·중앙종회 사무처 등 중앙 종무기관을 구성하고 있는 부서의 업무를 모두 전산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 조계종은 이현데이터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승적관리·사찰관리·주지인사관리·예산편성·성보관리·외국인스님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중앙 종무기관의 정보화사업을 마친 조계종은 98년 7월부터 전국 2000여 사찰을 대상으로 한 지방 종무기관 전산화사업에 나섰다. 지방 종무기관 전산화사업의 핵심은 각 사찰의 기본업무인 신도관리·재정관리·일정관리·행정관리용 소프트웨어를 패키지로 만들어 이를 전국 사찰에 보급하는 것.

　「가람지기」로 이름 붙여진 이 소프트웨어는 기업체의 경영정보시스템과 같은 역할을 하며 중앙 종무기관과 네트워크로 연결돼 중앙 종무기관의 행정지침을 받는 한편 승적정보·업무연락 등의 기능도 처리하게 된다. 「가람지기」는 이현데이터시스템이 개발해 이달 말 전국 사찰로 보급될 예정이다.

　조계종은 지방 종무기관의 전산화에 도움을 주기 위해 삼성전자로부터 PC를 대량 구입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인성정보와는 네트워크부문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조계종은 종무기관의 전산화사업과 함께 휴먼웨어, 즉 스님들에 대한 정보화교육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은 지난 8월 데이콤의 전국 교육센터를 통해 능인선원의 스님들에게 정보화교육을 실시했으며 협력업체들의 도움을 받아 정보화교육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밖에 조계종은 데이콤의 도움을 받아 불교와 관련한 각종 정보를 담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달마넷(http://www.dharmanet.net)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의 불교를 국내외에 홍보하는 작업에도 나서고 있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불교는 예전부터 내려온 전통종교라는 이미지가 강해 첨단기술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이번에 완성되는 불교정보화사업을 계기로 불교가 첨단 정보시스템과 결합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