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액의 80% 가량이 양판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양판점은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대량구매에 따른 저가 판매도 가능하기 때문에 국내에도 기존 유통망의 양판점화가 급속히 진전될 것으로 보입니다.』
변재주 세진컴퓨터랜드 신임사장은 앞으로 전개될 유통채널 변화를 이같이 예측하고 전국적인 유통망과 서비스망을 바탕으로 컴퓨터전문 양판점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매장에서 가격정찰제를 실시하고 있고 매장마다 여러 업체의 제품을 진열해 각 제품을 비교 평가해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를 꾸준히 끌어들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앞으로 지점마다 고객담임제를 도입해 한번 세진을 찾은 고객은 담당자가 DB를 작성하고 세일정보를 담은 DM을 발송하도록 하는 등 고객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변 사장은 정품 취급으로 일부 제품의 경우 전자상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취약하지만 AS와 신뢰성 측면에서는 세진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237개 매장이라는 판매력을 활용, 더욱 저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가격경쟁력도 높여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이와 관련, 직영점을 대형화하고 프랜차이즈점은 양적 확대를 추진해 지방 중소 상권까지도 장악해나간다는 청사진도 그려놓고 있다.
변 사장은 상품기획 부문 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양판점답게 자체 브랜드 상품 매출비중은 점차 줄이면서 유명업체 상품 취급을 확대하고 유통업계를 선도해나간다는 의미에서 신제품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에 새로 취임하면서 세 가지 경영 원칙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첫째는 「급여는 고객이 준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고객 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둘째는 개선보다는 개혁을 통해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셋째는 외형에 앞서 실리를 추구해 큰 회사보다는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다.
세진은 지난 97년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각 지점의 손익관리 실시로 올해말에는 영업부문에서 이익을 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97년말 기준으로 1600명이던 직원이 서비스부문의 분리와 프랜차이즈점 개설 등을 통해 현재의 750명으로 축소돼 1차 구조조정이 끝난 상태다.
『그동안의 구조조정은 인력과 매장축소에 집중돼 왔지만 앞으로는 매출향상과 손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변 사장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세진의 장래가 그다지 어둡지 않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따라서 부임 후 서두르지 않고 회사의 내실을 다져나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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