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인터넷 비지니스를 위한 새 패러다임

김진우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최근 들어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여러 가지 특이한 현상들이 목격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과 현실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조사기관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전망은 온통 장밋빛 일색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현실은 아직 매우 부정적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

 작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는 총 318개로 집계됐으나 이 가운데 단 2개월 동안에 120개 업체가 문을 닫았고 또 61개 업체는 홈페이지는 개설돼 있으나 거래는 불가능한 상태였으며 이에 반해 총 99개 업체가 새로 등장했다. 과연 무엇 때문에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가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비관적이며 불안정안 상황을 반복하고 있을까. 본인은 그 이유가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두 가지 잘못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오해는 인터넷 비즈니스는 누구든지 기발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는 지극히 낙관적인 오해다. 최근 연세대에서 수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인터넷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평균 초기투자액이 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월평균 운영비용도 25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터넷 비즈니스 시스템 규모도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인터넷 비즈니스의 경우 월평균 방문자수가 48만명에 달하며 취급하는 상품수도 1만7000개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숫자는 앞으로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자 그대로 정보의 바다에서 아이디어만 가지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두번째 오해는 인터넷 비즈니스가 기존의 비즈니스와 별로 다른 것이 없다는 지극히 무지한 오해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단순한 거래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무엇일까. 인터넷 비즈니스는 고객들이 체험하게 되는 최적의 경험(Optimal Experience, Flow)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적의 경험이란 인터넷을 이용해 제공될 수 있는 새로운 거래 대상으로서 인터넷을 통해 접속한 고객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최적의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가.

 무엇보다 고객 중심의 마인드다. 최근들어 국내 기업에서 고객만족이나 소비자가 왕이라는 문구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고객 중심이라는 말이 어쩌면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인터넷 비즈니스가 고객 중심보다는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철저하게 고객을 무시하고 있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다.

 고객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두번째 원칙은 특정 고객이 해당 인터넷 비즈니스 시스템에 접속하는 순간부터 환불을 요구하는 단계까지의 모든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완벽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인터넷 비즈니스 시스템은 책과 같이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 여러 종류의 상호작용을 하는 복잡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모든 프로세스가 한편의 드라마와 같이 연출돼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미 기존의 비즈니스가 거래해 왔던 제품이나 서비스보다는 최적의 경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을 기반으로 인터넷 비즈니스를 통해 최적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체 시스템이 프로세스 중심, 고객 중심으로 구축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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