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와 전철의 역무자동화(AFC:Automatic Fare Collection)기술은 우리에게 맡겨라.」
AFC 시장 진출을 노리는 대기업들이 잇따라 손을 내밀고 있는 태광시스템즈(대표 김효식·39)의 슬로건이다.
독자적인 설계기술력을 대내외에서 인정받으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 회사가 당초 목표로 했던 시장은 AFC분야가 아닌 은행권이었다.
당시 은행대상의 마그네틱 카드시스템 및 각종 통신제어기기 개발에 주력했던 소프트하우스 수준의 이 회사는 우연한 기회에 AFC분야에 발을 디디면서 이제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92년 우연히 경덕전자의 지기로부터 마그네틱 발매기·발권기 등에 대한 보드설계를 의뢰받은 이 회사는 당시 프랑스와 영국의 업체들이 독식하던 국내 AFC시장에서 처음으로 발매기와 발권기를 국산화, 메커니즘 분야를 제외한 AFC기기 제어기술 독립의 물꼬를 텄다.
AFC기기는 발매기, 발권기, 개찰구(게이트), 역단위 전산기 등 크게 4가지 부분으로 구성된다. 외견상 간단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SW기술, 통신기술, 보드설계기술, DB기술, 지폐인식기술, 마그네틱등 인식, 무선주파수(RF) 인식 등 복합적인 설계기술력이 요구된다.
독자개발을 꾀했던 대기업들조차 프랑스 CGA나 영국의 EMI, 일본의 도시바, 오므론 등과 협력제휴해 제품을 공급 또는 개발해왔으며 이들과 제휴를 맺은 기업들의 국산화율은 고작 30∼40%선에 그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1기 지하철과 2기 지하철에 AFC를 설치, 지난 10여년간 적어도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프랑스 CGA와 영국 EMI사가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철수한 이면에 숨은 태광의 공로를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 기술을 국산화한 태광은 국내 조달관행상 대기업의 그늘에서 용역설계를 해와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알릴 기회를 갖기 어려웠다.
그동안 대기업을 대신해 설계·납품했거나 진행 예정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93년 서울지하철구간 대상 발매기 공급, 98년 부산지하철 하나로 RF카드단말기·보충기 설치사업 등이다.
김 사장은 『이제는 철도청이나 지하철공사·도시철도공사에서도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해 주는 만큼 대기업과 협력해 해외수출을 추진하는 등 회사 성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힌다.
그동안 CGA나 EMI사에 유지보수비로만 1회에 5만∼10만달러를 지불했던 지하철공사와 철도청측에 파견되는 태광의 직원들도 귀빈 대접을 받고 있다.
김 사장은 최근 PC통신용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TCPIP통신프로그램, IC카드 분야의 개발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철도·전철분야 AFC와 관련해 기술을 축적하면서 이제 나름대로 기술력을 쌓았지만 AFC에만 집착해서는 정보통신의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염려와 다양한 기술접목없이 AFC수행은 어렵다는 엔지니어출신 경영자 특유의 안목 때문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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