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일부 정부부처, "전자파 규제 반대" 여론 확산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전자파 규제 의원입법이 보류 또는 폐기돼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전자파를 환경오염으로 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부부처와 민간단체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는 전자파의 인체유해 여부가 사회적인 관심사로 대두되자 전자파에 대한 강제적인 규제를 담은 환경정책기본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임시국회에 상정, 입법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노동부 등 정부부처와 한국전력·한국전자파학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한국전자산업진흥회·한국전파진흥협회·대한전기학회 등 각종 유관단체들은 시기상조라며 의원입법 추진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환경부 역시 환경오염의 정의에 전자파를 포함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전자파에 대한 강제기준을 설정하는 것에 대해선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들은 전세계적으로 전자파의 인체유해 여부가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강제 제정하는 것은 국내 제조업을 비롯한 민간기업에 경제적 부담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국제경쟁력 저하 및 산업경기 침체 등으로 이어져 경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최근 국회내에 전자파유해대책위원회가 구성돼 연말에 법제화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고 43개 국가와 공조해 연구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세계보건기구도 그 결과를 2005년경에 공표할 계획인데도 불구하고 환경노동위원회가 이에 앞서 관련법률 개정을 추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더욱이 환경노동위원회가 마련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가운데 컴퓨터단말기 전자파 차단 및 중화장치 의무화 조항은 전자파의 인체유해 여부와 전자파 차단장치의 성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의돼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에서 정부기관 및 학계는 인체보호기준, 안전대책 강구에 관한 법제화는 전자파의 인체여부가 입증되고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안이 나오는 2005년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 이전에 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인체보호기준을 전파법령에 반영하고 정부 주무부처별로 안전대책을 강구하도록 보완해야 산업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