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Democracy)라는 말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국민(Demo)과 지배(Kratos)라는 말의 합성어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곧이 해석하면 민주주의는 「국민의 지배」라는 뜻이 된다. 이 「국민의 지배」 제도는 이미 2000여년 전에 도입돼 그 훌륭함이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이 제도는 산업사회가 발달하고 사회적 가치 다원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이론상으로만 남게 됐다. 통치의 절차상 측면, 또는 효용성(생산성)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한 제도가 되고 만 것이다.
새 천년에 즈음해서 다시 이 「국민의 지배」 제도가 부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바로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전자정부의 구현에 의해서다. 정보기술의 역할은 「국민의 지배」 제도의 최대 약점이었던 절차의 복잡성을 제거하며 그 효용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21세기 지식정보사회의 비전인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가 추가되면 전자정부는 비로소 그 참모습이 드러날 것이다. 21세기 초일류국가의 건설이 이같은 내적 시너지의 과정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터다.
그러나 이제까지 우리나라에서 전자정부에 대한 논의는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강조돼온 것이 사실이다. 그 한가지는 조지 오웰 류의 빅브라더론 등에서 비롯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때문이며 또 한가지는 이를 추진할 정부부처간 또는 정치권간 이견 때문이다. 두가지 이유의 기저에 나타나는 공통점은 물론 부처 이기주의나 행정편의주의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전자정부(혹은 지식정보사회)의 구현을 산업 육성의 연장선쯤으로 생각하는 부처나, 주도권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으려는 부처의 운신은 참으로 안타깝다. 지난 92년 클린턴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이 부처를 초월한 대통령직속의 정보기반구축특별위원회(IITF)를 설치하고 초일류국가 건설에 매진하는 사례는 지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 많다.
<서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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