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국내 쇼핑몰 개선점 많다

 사이버 서점인 아마존(http://www.amazon.com)은 지난 95년에 설립된 이후 불과 4년만에 주식가치가 170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등 인터넷 쇼핑몰의 최대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다. 또 희귀한 CD까지 구할 수 있는 CDnow(http://www.cdnow.com)나 인터넷으로 장난감을 파는 eToys(http://www.etoys.com)도 미국에서 대표적으로 성공한 사이버 쇼핑몰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 사이버 쇼핑몰의 수준은 어떠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이버 쇼핑몰의 우열을 가린 「제1회 대한민국 우수 사이버몰 대회」는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리였다. 이번 대회에서는 전문 쇼핑몰 분야에서 디자인북(http://designbook.co.kr)이 우수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와우북(http://wowbook.com) 등 5개 가상서점이 우수 쇼핑몰로 선정되어 큰 관심을 끌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재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책은 소프트웨어·음반 등과 함께 외국에서도 사이버 쇼핑 품목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전문분야 우수 쇼핑몰 13개 가운데 사이버 서점이 5개나 포함된 것은 뜻밖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이버 서점이 대거 우수 쇼핑몰로 선정된 것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사이버 서점이 우리나라에서 전자상거래 확산의 기폭제 역할을 담당하며 지식산업을 떠받치고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사이버 서점의 숫자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전자상거래의 미래가 밝다고 전망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무리가 따른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사이버 서점들이 최근 급속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 외국 유명 쇼핑몰과 비교할 때 부족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지적한다.

 사이버 서점의 장점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방대한 양의 책 정보를 자유로이 검색할 수 있는데다 유통채널 단축에 따른 이득을 서점과 구매자가 서로 공평하게 나눠 가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아마존은 이러한 장점을 100% 살린 모델 케이스. 독자들은 이 쇼핑몰만 방문하면 전세계에서 발간된 책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또 이들 책에는 각각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서평과 일반 독자의 독후감도 실려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서점에 가서 책 내용을 직접 확인할 필요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비해 국내 사이버 서점은 대부분 「한국의 아마존이 되겠다」고 외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에 대한 이해와 자본 부족으로 아직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국내 사이버 서점은 책과 관련된 정보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 서평을 가공할 수 있는 능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이번에 전문 쇼핑몰 분야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디자인북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평의 내용이 비교적 충실해 우수상을 받은 이 사이트에 소개된 책이 고작 300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우수 쇼핑몰로 선정된 와우북의 경우 컴퓨터 관련 서적이 7000여종에 달하지만 책에 대한 정보는 출판사·저자·책값 정도를 소개하는 것에 그치고, 자체적으로 평가한 서평을 게재하는 것은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외에 종로서적·영진출판사·동화나라 등에서 운영하는 사이버 서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5개 가상서점이 이번에 대거 우수 쇼핑몰로 선정된 이유는 출판 분야의 전자상거래가 앞섰기 때문이라기보다 오히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후진성에서 찾고 있다.

 이 교수는 『이같은 사정은 다른 쇼핑몰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경우 종합 쇼핑몰보다는 전문 쇼핑몰이, 그리고 전문 쇼핑몰도 eBay와 같은 경매와 가격이 싼 상품을 찾아주는 마이사이먼 등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방법이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러 상품을 단순히 한곳에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고 또 전문 쇼핑몰들도 대부분 영세한 자본과 기획능력의 부족으로 전자상거래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상국 인터파크 기획실장은 『이번에 우수 사이트로 선정된 곳 중에도 화장품과 건강상품을 파는 사이버 쇼핑몰의 경우 단순히 제품을 파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미용법과 건강상담 등의 행사를 다양하게 벌여 네티즌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사실만 보더라도 우리나라 전자상거래의 장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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