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우수 사이버몰> 어떻게 뽑았나

이재규 선정위원장

 인터넷 거래가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로 보편화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IBM과 같은 기업은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서는 납품을 받지 않겠다고 해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기업활동의 일부가 되고 있다. 그런데 막상 구매를 할라치면 인터넷에서 처음 마주친 기업이 신뢰할 만한지 확인하고 싶다. 기존의 인지도가 높은 기업은 별 애로가 없겠지만 새로 창업을 한 기업의 경우는 심각하다.

 마치 신대륙을 여행하면서 어느 식당으로 들어갈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을 때 「모범식당」이란 안내판을 보면 「적어도 큰 탈은 없겠지」하며 결정을 할 수 있듯이 「우수사이버몰」이란 마크를 붙여 놓고 매년마다 재확인을 해줄 수는 없을까. 이것이 우수 사이버몰 지정의 동기다.

 기업이나 국가도 민간 신용평가기관에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민간에서 사이버몰도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신용평가회사는 또 누가 평가할 것인가. 미국 같으면 평가회사 간에 경쟁을 하고 가장 공신력 있는 회사가 살아남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다. 그리고 평가는 의무조항이 아니며, 평가비용은 수혜기업에서 부담하게 될 것이다. 시장의 논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아직 이같은 자율체계가 형성돼 있지 못하다. 따라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소비자 보호나 사이버몰의 장려를 위해 정부차원의 우수사이버몰 지정이 필요하다. 민간에서 자율적 평가체계를 확립할 때까지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그러나 민간이 평가체계를 갖추면 정부는 그 역할을 멈추는 절제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시장 이외의 평가는 시장을 왜곡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우수사이버몰을 선정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객관성·공정성이 필요했다. 학계·언론계·관련 공공기관·업계 전문가 17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우선 앞으로 사이버몰 평가 모델이 될 객관적 평가기준 마련에 역점을 두었다. 그 결과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 상품정보 획득의 편이성 및 적절성, 상품주문의 편리성, 지불수단의 편리성과 안전성, 고객정보보호, 상품배달 및 반품 교환의 편리성, 고객의 사후관리 서비스, 창의성 등 총 9개 평가항목을 설정, 평점 기준까지 정했다. 부문별 사이버몰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 사이버몰을 종합·전문·직판 등 3개 분야로 나눠 심사했다. 물론 이 기준은 공포됐고 향후 사이버몰들의 개발 행태를 유도할 수 있는 만큼 끊임없이 그 효과를 검토,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인 평가 수행을 위해 측정 가능한 부분은 인위적 판단없이 계량화해 평가했다. 각 위원의 평가 점수는 평균치로 반영, 특정 평가위원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는 것을 방지했다. 이렇게 나온 평가점수를 토대로 종합사이버몰의 경우 100점 만점의 환산점수에서 70점이상 받은 업체를 우수사이버몰 인증업체로 선정했고 전문의 경우 종합사이버몰과 달리 창의성을 바탕으로 창업한다는 점을 감안해 평균점을 상회하는 업체들을 선정했다. 또 직판사이버몰의 경우 비록 점수가 낮아도 기업의 안정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선정했다. 절차나 평가의 질 면에서 공정했다고 자부한다. 따라서 이번 우수사이버몰 지정은 구매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이번 평가의 한계점도 있다고 인정한다. 가중치는 사전에 정해두었지만 기업별 특징을 평가자의 가중치에 맞추게 한 것이 부자연스러운 면이다. 개선안으로 2차 심사에서는 평가점수를 인터넷에 공개, 평가자 관점 기준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이번 평가에서 반영하지 못한 것이 기업에 대한 신용정보다. 이는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구매상품의 품질 확인도 불가능했다. 이렇게 볼 때 이번에 우수사이버몰로 선정된 업체들은 공신력과 품질을 스스로 구축, 고객으로부터 진정한 우수사이버몰로 인정받아야 한다. 평가위원이 아닌 고객으로부터 진정 인정받는 사이버몰이 기반을 잡아가면 이런 평가가 필요하지 않는 시대가 올 것으로 믿는다. 이 시대에 각 사이버몰은 어떤 위치에 서 있을 것인지 현 시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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