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TV」 보도국에서 취재를 맡고 있는 이규정 기자(39)는 매일 유창한 영어 솜씨로 국내외 뉴스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그의 영어 솜씨는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수준급. 이달초에는 CNN 본사와 청와대를 위성으로 연결, 김대중 대통령과 영상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이규정 기자는 유창한 영어실력 덕분에 세계각국으로 중계된 이 인터뷰에서 대통령에게 질문한 유일한 한국인 기자가 됐다.
「CNN 월드 리포트 콘퍼런스」에 참석해서는 CNN인터내셔널 사장에게 한국이나 일본 관계 기사를 다룰 때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것을 시정해줄 것을 공식 요청하기도 했다. 미국 CNN 주최로 열리는 회의에서는 전세계 150개국 400여명의 기자들이 참석해 최근의 이슈와 뉴스제작에 관련된 사항을 토론한다. CNN측은 이 기자의 요청을 받고 앞으로 표기방법을 수정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CNN에서 관련 자료로 제시되는 이름이 꼭 일본해로 나와 마음에 걸렸습니다. 마침 기회가 있어 한국 기자단을 대표해 이야기를 한 것이지요.』
아리랑TV는 국내에 거주하거나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영어방송 채널(ch50). 보도국에서는 「정부의 개각」 같은 뉴스의 취재는 물론 한국의 오늘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기획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한다.
『다른 방송국의 기자와 달리 취재와 기사 작성은 물론 편집과 영상 제작에까지 참여합니다. 적은 인력으로 다른 방송국 못지않은 뉴스를 만들려면 내일이 아니라며 미루는 일은 있을 수 없지요. 필요하면 언제든지 6㎜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현장으로 뛰어나갑니다.』
이 기자가 취재하는 분야는 주로 경제관련 뉴스. 미국의 테네시대학과 시애틀대학원에서 국제경영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가 아리랑TV에 입사한 것은 지난 96년 10월. 종로외국어학원에서 인기 있는 명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터였지만 아리랑TV의 개국소식을 듣고 과감히 변신을 결심했다. 이 기자가 연봉을 8000만원 이상 손해보면서도 새로운 길을 선택한 것은 그만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올라갔다거나 해외에서 대규모 투자유치를 했다는 소식을 전할 때면 절로 흥이 납니다. 얼마 전에는 제가 취재한 제품개발 기사가 CNN을 통해 방영돼 1주일 만에 800만달러 어치의 수출계약이 체결되는 성과를 내기도 했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소식을 전해야 할 때는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이규정 기자가 하고 싶은 일은 누구나 쉽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경제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하는 것.
『일부 방송에서 경제에 쉽게 접근해보려는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별 성과가 없는 형편입니다. 쉬운 경제프로그램으로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뉴스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의 꿈이 어떻게 꽃을 피울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장윤옥기자 yo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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