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수탉」으로 대종상 작품상을 수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지난해 「엑스트라」로 제22회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본선에 진출했던 신승수 감독의 최신작.
82년 경남 의령에서 있었던 경찰 우범곤 사건을 소재로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에 당선됐던 김광식씨의 「우순경」을 각색해 만들었다.
『우리시대 인간들이 갖고 있는 두 가지의 「얼굴」을 표현하고자 했다』는 감독의 기획의도처럼 이 영화는 구조적인 부조리가 만연해 있는 사회속에서 양심을 지키려는 한 경찰의 고뇌를 진지하게 그리고 있다.
악의 얼굴을 뒤로 감추고 언제나 정의를 부르짖는 권력층, 이를 비호하고 있는 깡패집단 그리고 마을사람들의 무관심과 묵인이 더 큰 악을 만들어가고 있는 작은 시골마을 신선면.
김 순경(조재현)은 서울에서 근무하다 이 마을로 부임해온 지 얼마 안되는 외지 사람이다. 김 순경의 눈에 비친 신선면은 권태로운 일상에 빠진 배타적인 공간으로 청소년들이 대마초를 피워도, 깡패들이 여자를 성폭행해도, 술취한 사람을 때려도 모두 무죄로 풀려나는 초법적인 곳이다.
어느 날 김 순경을 찾아온 초등학교 교사 소희(전진아)는 최근 변사체로 발견된 동네 여인의 죽음에 의문이 있다고 은밀히 수사를 의뢰한다.
그러나 김 순경과 소희가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여기저기 캐묻고 다니는 것을 눈치 챈 마을 깡패 고형석(임하룡)은 이들을 공공연하게 협박하고 방해공작을 벌인다.
김 순경은 이 과정에서 점차 사건의 베일을 벗겨나가고 이 지역 국회의원과 유지들이 깊이 관련돼 있음을 알게되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말단경찰로서는 도저히 끊을 수 없는 부패의 고리를 척결하기 위해 주동자들을 총으로 저격하고 스스로 자살을 택하는 김 순경의 말로는 마치 일본이나 제3세계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케 하듯 인상적이다.
신 감독은 『이 영화는 인간의 가장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휴머니티가 존중될 수 있는 사회구현에 대한 갈망을 내포하고 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에 난무하고 있는 감추어진 부조리와 폭력 및 광기, 이를 통해 참된 정의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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