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산업전자 신기술의 산실 (8);성원전기

 어떤 산업 분야에서든 세계 최고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세계 최고수준에 도달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최고라 자부하는 기업이 있다. 전기절연물 전문업체인 성원전기(대표 이경호)로 세계 전기절연물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이다.

 「H₂KAl₃(SiO₄)₃, [HK(MgF)]₃Mg₃Al₃(SiO₄)₃」라는 복잡한 분자식을 갖는 운모(마이카)는 내열성과 내압축성·내수성·내약품성이 양호하고 특히 전기절연성이 우수해 전기절연물로 널리 쓰인다.

 운모를 가공해 만드는 전기절연물은 전기분야에 있어 필수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 단품은 물론 각종 전기제품에 거의 사용되기 때문이다.

 대형모터·발전기 등 중전기분야, 전자레인지·헤어드라이어·전기밥솥 등 가전, 내화전선 등 각종 전선에 사용되는 절연물은 전기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한마디로 절연물이 없는 전기는 자연상태나 다름없는 것이다.

 더욱이 운모는 현재 산업용 부문에서 인체에 유해한 석면을 대체하는 재료로 급부상하고 있어 운모 가공 제품의 시장성은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운모를 가공해 전기절연체로 만드는 기술은 상당한 투자와 숙련도를 요한다.

 초기 투자비가 2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할뿐 아니라 원광석을 정제하는 단계에서부터 분쇄, 코팅, 고온·고압 프레스 등은 물론 숙성시킨 운모의 박편성을 유지하면서 0.05∼0.15㎜ 두께의 얇은 종이 형태로 자르는 절단 작업에 이르기까지 고도의 기술력이 없으면 감히 뛰어들기 힘들다.

 지난 88년 운모를 이용한 전기절연물의 생산을 개시한 성원전기는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중전기·가전·전선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히터용 마이카판을 비롯해 정류자용·성형용·프레스 가공용·내화전선용 마이카판, 진공함침용 마이카 테이프 및 시트 등이 현대중공업·효성중공업·LG전선·대한전선·신일산업·만도기계·한국트랜스 등에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 제품의 우수성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한층 더 인정받고 있다.

 성원전기의 「SWECOMICA」 브랜드가 알려진 국가만 해도 미국·일본·호주를 비롯, 유럽지역 등 전세계 35개국. 특히 호주시장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호주내화전선규격(AS)을 통과,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하고 있다.

 성원전기의 절연물 가공기술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지난 88년 말 S-마이카에 대한 UL인증을 받았고, 구미·용인 공장이 ISO 9002 인증을 획득하는 등 품질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 회사 이경호 사장은 『품질과 고객에 대한 신뢰만큼은 세계 어느 업체에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면서 『조만간 수원 제3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3위권 안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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