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에서도 캐릭터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펌프킨 윤인성 사장(31)의 작업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펜티엄Ⅱ 300㎒ 컴퓨터다.
그래픽 작업에 필수적인 3차원 그래픽카드와 128MB에 달하는 넉넉한 메모리만 제외하면 우리가 일반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C다.
그러나 윤 사장에게 이 컴퓨터는 없어서는 안될 재산목록 1호. 캐릭터 제작에 필요한 컴퓨터 그래픽 업무를 대부분 이 PC 한 대로 처리하기 때문이다.
윤 사장은 이를 위해 현재 10종이 넘는 그래픽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특히 포토숍과 3D 스튜디오 맥스, 애니메이터 프로 등의 프로그램을 즐겨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게임이 완성되려면 게임의 줄거리에 해당하는 시나리오 기획과 아이디어 스케치, 모델링, 컨버팅(색정리) 등 4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컴퓨터는 이러한 작업에 모두 사용되지만 특히 아이디어 스케치와 모델링 작업을 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한다.
아이디어 스케치란 게임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의 캐릭터 등을 정밀 묘사하는 작업을 의미하는데 이 때에는 주로 포토숍이 이용된다. 무엇보다도 그림을 쉽게 복사·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캐릭터 하나를 그릴 때에도 수도 없이 많은 그림을 도화지에 일일이 그린 후 마음에 드는 것을 한 장 골라 써야 했지만, 이를 포토숍으로 제작하면 지루한 반복작업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렇게 탄생한 캐릭터도 여전히 하나의 동작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미완성품이다. 절름발이 캐릭터에 수백가지 색깔을 입히고 또 자연스런 동작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모델링 작업이다. 윤 사장은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인 3D 스튜디오 맥스로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는 작품의 품질향상을 위해 성능이 더 우수한 에일리어스와 소프트이미지 프로그램을 사고 싶지만 가격이 1000만원을 넘어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모든 캐릭터를 한 곳에 모은 후 배경화면과 조화를 이루도록 마지막 색 수정까지 끝마침으로써 비로소 풀 컬러 영상이 움직이는 한편의 게임이 완성된다. 윤 사장은 디럭스 페인트와 애니메이터 프로를 사용해 게임 제작 작업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한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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