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4월 주제발표

<인터넷 대중문화정보 현황-김성호 신텔정보통신 이사>

　우리나라 인터넷시장은 10∼30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 인프라, 나아가 사회 인프라로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정부의 벤처기업·콘텐츠산업 육성의지와 함께 기존 기업들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무대로 인터넷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들어 인터넷은 단순한 정보제공보다 동호회·팬클럽·미팅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활성화하면서 문화의 다양성을 극복하는 「커뮤니티」 개념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이는 독특한 개성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사이버 문화 커뮤니티를 자유롭게 형성함으로써 전통적인 개념의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경계도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로 확인할 수 있다.

　영어와 일본어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가 계속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외국에 서버를 둔 한글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대중문화 차원에서는 이미 국경이 허물어진 상태다. 종합적으로 말해 인터넷은 멀티미디어 요소가 빠른 속도로 가미되면서 새로운 대중문화 매체로 자리잡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첫째, 물적기반이 부족하다. 아직까지 대중문화 영역에서 인터넷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광고시장은 매우 협소한 실정이다. 또 양방향(인터액티브) 서비스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낮으며, 인터넷시장을 개척하려는 신규업체들은 철저한 경영마인드 없이 매우 영세한 상태로 난립해 있다.

　엔터테인먼트 사이트가 수지를 맞추지 못하는 두번째 이유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소프트웨어나 정보를 사용하는 데 적정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낙후돼 있다. 또 기존 업체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흐름에 대해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현실을 전제로 할 때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수익발생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고 목표시장을 전세계로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다양한 정보를 가진 사이트나 데이터베이스와 연동하고 양념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로는 콘텐츠를 강화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는 정보생산자로서보다는 정보유통업체로서 강력한 역할을 하고, 연관 업체들끼리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면 이용자들을 폭넓게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로는 사이트에 「커뮤니티」의 역할을 보강하는 것이다. 인터넷 사이트는 콘텐츠를 막론하고 궁극적으로 전자상거래를 수반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멀티미디어 광고주를 유치하고 사이트 운영자와 이용자를 하나로 묶는 통합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서 시너지 효과를 모색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엔터테인먼트 인터넷사이트가 당장 수지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사이버 커뮤니티 마인드가 정착된다면 향후 2, 3년 안에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넷 콘텐츠 전자상거래 사업-한상기 삼성전자 미디어서비스사업팀 인터넷그룹 부장>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전자상거래는 네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는 콘텐츠 기반의 종합 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음악·뮤직비디오·어학용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망라해 전시하고 정보제공, 판매까지 하는 백화점 형태다.

　두번째는 콘텐츠 거래를 할 수 있는 시장을 마련해주는 역할, 즉 「CSP(Commerce Service Provider)」가 되는 것이다.

　세번째는 인터넷상에서 유통되는 디지털 콘텐츠의 불법복제를 방지하는 저작권 보호시스템을 제공하는 사업이며, 마지막으로 단순하게 특정한 콘텐츠만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 네가지 사업은 복수의 관련사이트와 링크되거나 PC통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들과 연동돼 총체적인 형태로 운영될 수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유통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상품으로는 MP3·토익·뮤직비디오 등 음악·영화·교육용 콘텐츠를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콘텐츠는 주로 천리안·하이텔 등 4대 PC통신과 이 곳에서 운영되는 인포숍, 그리고 채널아이·넷츠고 등 인터넷 기반의 PC통신에서 유통된다. 최근들어선 하나로통신이나 두루넷이 제공하는 고속회선망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 서비스가 각광받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전자상거래 사업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우선 각종 디지털 하드웨어와 연계된 사업일 경우 디지털 기기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MP3플레이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경쟁업체와 차별화할 수 있는 음악콘텐츠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전략적 우위를 차지하는 관건이 된다.

　두번째는 기존의 콘텐츠가 디지털화할 수 있도록 촉진하는 저작권보호시스템과 각종 표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전자상거래 기반을 구축하는 것과 직결된 것이어서 매우 중요하며 저작권 소유자, 전문 정보제공업자(IP) 등과의 공조를 통해 저작권 이슈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마지막으로 채널 파트너십을 통해 사이트의 연동성과 인지도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상에서 콘텐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걸림돌이 산재해 있다.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과제는 저작권 관련 문제를 교통정리하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 MP3 저작권과 관련해서만도 5개의 단체가 개입돼 있으며 각각의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저작권자들의 의견이 수렴돼 한 곳에서 협상을 할 수 있는 「클리어링 하우스」가 필요하다. 클리어링 하우스는 저작권 소유자 및 로열티에 대한 개념과 분배율을 정확히 설정함으로써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효과적인 「소액결제시스템」이 필요하다. 인터넷은 PC통신에 비해 결제시스템이 취약하고 1000원대 이하의 소액거래를 결제하는 방법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선불카드와 같은 결제방식은 이러한 숙제를 푸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음악·영상파일 수준을 벗어나 전자책·사진이미지·문서 등 가치가 있는 자료를 대상으로 콘텐츠 상품의 범주가 확대돼야 하며, 편리하면서도 강력한 저작권 보호 및 관리 시스템이 조속히 등장해야 할 시점이다.

<디지털 저작권 이해와 해결과제-백강 한국연예제작자협회 이사>

　디지털시대는 정보매체에 대한 전통적인 개념정의를 달리해야 할 정도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과거에 「음반」 하면 오디오테이프나 CD형태를 지칭했으나 이제는 MP3파일과 같은 무형의 데이터도 음반으로 간주해야 할 시점이다.

　특히 불법복제와 저작권 문제는 그동안 정확한 개념과 인식이 정착되지 않아 이해당사자들이 효율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는 데 많은 진통을 겪고 있다.

　최근 정부와 업계 일각에서는 저작권을 비롯, 총체적인 지적재산권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민간으로의 위임」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으로의 위임이 능사가 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경제수준에 비해 문화수준이 크게 낙후돼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일전에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주최하는 회의에 참석했을 때 한국에 진출한 한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 관계자가 서울 용산의 불법복제 사례를 지적하면서 『복제업자와 단속 담당자간에 「외국 소프트웨어를 무단 복제하는 것은 나쁜 일만은 아니며 한국사람끼리 서로 봐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오갔다』며 한국의 지적재산권 인식 수준을 비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외국산 소프트웨어니까 불법복제해도 무방하다는 사고방식은 매우 근시안적인 것이며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음반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불법복제품 유통 비중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불법음반 단속시스템은 매우 원시적이며 불법유통을 근절하기엔 역부족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아무리 많은 벤처기업을 만들어도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며 장기적으로 외국에 로열티만 내는 나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낮은 인식과 더불어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을 갖고 있는 단체나 조직간에 이해를 조율하는 것도 시급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음악파일을 유통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음반업계는 이해를 같이하는 단체를 중심으로 「이전투구」식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저작권법이 개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업계나 단체 스스로도 절충된 입장을 마련하는 것이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의 제반여건을 고려할 때 저작권이나 지재권 문제에 정부가 방임하기보다는 거시적인 틀을 만들어주고 이 틀 안에서 관련업계가 자생력을 키워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기술적인 문제는 민간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고, 제도적인 교통정리는 정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저작권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더불어 디지털 콘텐츠산업을 둘러싼 제반 환경을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관련산업을 통제할 수 있는 표준과 기준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휴대전화의 메시지를 녹음하는 방식이 서비스 제공업체마다 다르다. 접하는 정보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복잡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산업발전에 장애물이 된다. 디지털 콘텐츠산업에 연관돼 있는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문화관광부 등 유관부처는 이같은 문제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장애물이 없는 정보고속도로를 만들어가야 한다.

<정리=유형오기자 hoyoo@www.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