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스마트 퀼

 스마트퀼은 우주시대를 대비한 만연필 사이즈의 PDA다. 펜 모양의 PDA를 손에 쥐고 종이 위에 글씨를 쓰면 그 내용이 곧바로 메모리에 저장된다. 스마트퀼을 공동 개발중인 영국의 BT연구소와 아날로그 디바이스사는 이 제품이 나오면 펜의 발견 이후 필기구 역사상 위대한 발명이 될 것이라는 다소 과장된 홍보전략을 동원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의 핸드 헬드 컴퓨터나 PDA 제품군과는 다르게 스마트퀼은 키보드가 없다. 손가락이 바늘처럼 가늘어지지 않는 한 키보드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스마트퀼은 이 문제를 새로운 콘셉트로 해결했다.

 지구의 중력을 계산해서 손으로 쓴 글씨를 번역하는 공간센서(Spatial Sensor)시스템을 도입한 것이다. 이 첨단 만연필은 종이뿐 아니라 평평하기만 하면 모든 물체 위에 쓰인 글씨를 다 읽을 수 있다.

 우주비행사들이 공중에 손가락으로 그려 놓은 글씨를 인식하도록 하는 연구도 진행중이다. 글씨를 인식하는 장치는 진동가속도계(Accelerometer)라고 불리는데 미세한 손의 움직임까지 감지한다. 이 진동가속도계는 아날로그 디바이스사가 개발한 것이다.

 스마트퀼은 PC·프린터·휴대폰·모뎀 등과 연결되며 「Inkwell」이라 불리는 특별한 장치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Inkwell은 꼭 잉크병처럼 생겨 만연필을 병에 꽂듯이 스마트퀼을 밀어 넣기만 하면 의사소통이 된다.

 키보드나 마우스가 없기 때문에 패스워드는 스마트퀼 소유자의 사인으로 대신할 계획이다. 주인의 필체가 아니면 작동하지 않게 된다. 어둠 속에서도 글씨를 쓸 수 있도록 작은 라이트가 달려있고 작은 LCD스크린은 기울이기만 하면 커다란 버추얼 디스플레이로 변한다.

 스마트퀼은 일기장·달력·데이터베이스·알람시계·계산기 등으로 사용될 수 있으며 호출기와 전자우편을 수신할 수도 있게 될 전망이다. BT측은 말그대로 손가락 끝에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첨단 통신기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선기기자 s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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