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레인지 시장이 지난 96년을 기점으로 다기능 전자레인지의 수요가 격감한 대신 센서형 전자레인지 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릴 또는 오븐 기능이 첨가된 다기능 전자레인지는 지난 96년까지만 하더라도 수요자들로부터 한국형 전자레인지로 각광받으며 전체 판매량의 45%까지 차지했으나 지난 97년부터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량의 5% 비중으로 낮아졌다.
반면 지난 96년 말부터 업계가 다기능제품의 수요위축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 선보이기 시작한 센서형 제품은 97년부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량의 15%까지 치솟았다.
센서형 전자레인지는 데우기 중심의 단기능 제품에다 열센서나 중량센서를 내장, 사용자들이 데우기 시간을 일일이 지정하거나 별도로 마련된 요리버튼을 선택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다기능 전자레인지의 수요가 지난 몇 년 사이 절반 가까이에서 불과 5% 비중으로 격감한 것은 소비자들이 오븐식 전자레인지보다 가스오븐레인지를 선호하고 있는 데다 가스오븐레인지의 가격이 30% 이상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96년까지만 하더라도 가스오븐레인지의 가격은 80만원에서 100만원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50만원대로까지 떨어진 반면 30만원대이던 다기능전자레인지의 가격은 그동안 10% 정도 떨어지는 데 그쳤다.
또한 센서형 전자레인지의 수요가 짧은 기간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업계가 단기능 제품가의 2배 이상에 달하는 다기능 전자레인지의 급격한 수요위축을 탈피하기 위해 저가의 단기능보다 중가의 센서형 제품에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전 3사는 지난 97년부터 단기능 제품에다 열온도센서나 중량센서를 내장해 스스로 음료나 음식의 종류에 따라 가장 적당한 온도로 데워주는 센서형 전자레인지를 개발, 단기능제품보다 50% 정도 높은 가격으로 내놓고 치열한 선점경쟁을 펼쳐왔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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