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사(PP)들은 감량 경영과 비용의 최소화로 적자 폭이 전년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으나 자기자본을 잠식당한 PP가 10개사에 달하는 등 여전히 심각한 경영위기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유선방송위원회(위원장 한정일)가 방송중단 상태인 동아TV와 비영리 공공채널 3개사를 제외한 PP들의 가결산 자료를 토대로 작년도 경영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도 이들 PP의 총손실 규모는 97년(2372억3400만원)보다 69.4% 감소한 1400억4600만원이며 25개 PP 중 21개 PP가 전년도에 비해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를 낸 PP는 LG홈쇼핑(85억2300만원), 39쇼핑(82억9700만원), 마이TV(24억7600만원), MBN(4억원) 등 4개사인데 이 가운데 마이TV는 영업활동에 의한 흑자가 아니라 대주주 변경과정에서 계약조건으로 부채를 인수하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흑자 PP 4개사를 제외한 21개 PP의 당기손실액 규모를 보면 50억원 이하가 10개사, 50억∼100억원 이하 7개사, 100억원 이상 4개사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상당수 PP들이 막대한 유동부채와 자본잠식으로 심각한 경영위기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공·비법인·동아TV를 제외한 독립법인의 총부채 규모는 전년도에 비해 486억1800만원이 감소한 4406억5000만원으로 집계됐으나 10개 PP가 올해 중 상환해야 할 유동부채가 200억원을 넘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18개 독립법인 중 10개사가 이미 자본잠식 상태며, 3개사는 재무구조가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 나머지 8개사만이 지난해 유상증자와 순이익 증가로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지난해 25개 PP의 추정 매출액은 전년의 3748억6000만원보다 59.5% 증가, 총 5979억5300만원을 기록했는데 매출구성 내역을 보면 기타수입 4447억1200만원(74.3%), 광고수입 918억2200만원(15.4%), 수신료수입 449억7300만원(7.5%), 프로그램판매수입 164억4600만원(2.8%)으로 기타수입 비중이 높았다. 이처럼 기타수입 비율이 높은 것은 홈쇼핑 채널 2개사의 상품판매 매출비중이 전체 기타수익의 93.5%나 되기 때문이다. 홈쇼핑 채널의 매출구성을 제외할 경우 대다수 PP들의 매출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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