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기네스> 포스코경영연구소 윤재호 책임연구원

 『지금이라도 국가적으로 리눅스 기술 개발에 달려든다면 우리에게도 커다란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윤재호 책임연구원(36)은 국내 최초로 리눅스 운용체계를 설치한 PC 8대를 클러스터링으로 연결하는 데 성공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클러스터링이란 여러 대의 컴퓨터를 병렬로 연결해 각 컴퓨터의 CPU에 작업을 분산처리해 한 대의 컴퓨터처럼 이용하게 하는 기술.

 전문 공학도가 아니라 경제학 전공자인 그가 리눅스에 관심을 가진 것은 3년여전부터. 이미 94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웹사이트를 만들어 그해 구축순위에서 100번째 안에 드는 등 인터넷에 흥미를 느끼다가 자연스럽게 리눅스로 관심분야가 이동했다.

 이번 클러스터링 성공도 지난해 여름 취미삼아 2대의 PC를 연결하는 작업으로 시작했지만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 작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돼 8대까지 성공하게 됐다.

 그가 만든 컴퓨터는 구형 펜티엄프로PC 8대를 연결해 만든 것으로, CPU의 실제 처리능력을 평가하는 「린팩」 테스트에서 0.5기가플롭스(GFlops, 1기가플롭스는 초당 1억자리의 소수점 숫자 연산을 할 수 있는 처리능력을 의미)의 성능을 냈다. 이론상으로 이 수치는 최대 1.5기가플롭스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어서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슈퍼컴퓨터 중 20위권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이것을 가격으로 비교해보면 똑같은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데 리눅스를 이용한 클러스터링PC를 이용하면 20∼30분의 1의 비용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윤 연구원은 PC클러스터링 기술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일반화돼 있는 기술로, 독일에서는 512대의 PC를 클러스터링하는 데 성공해 TV로도 방영된 바 있으며, 알파칩을 내장한 PC 140대를 연결한 아발론 클러스터의 경우 지난해 11월 현재 전세계 500대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당당히 113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발론 클러스터의 경우 구축에 든 시스템 비용이 겨우 30만달러(한화 약 3억9000만원)에 불과하다.

 이 수치는 국내의 슈퍼컴퓨터가 차지하고 있는 순위와 비교해 보면 그 위력을 쉽게 알 수 있다. KIST 시스템공학연구소에 있는 슈퍼컴퓨터가 63위이고 두번째인 한국통신의 슈퍼컴퓨터가 13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윤 연구원은 리눅스를 이용한 PC클러스터링 기술을 응용할 경우 잠재적인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작년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은 타이타닉의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도 리눅스 운용체계를 설치한 160대의 알파시스템을 클러스터링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이같이 클러스터링은 기존 국방·학계뿐만 아니라 영화산업이나 각종 시뮬레이션분야에 응용하면 엄청난 시장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는 PC클러스터링 기술을 활용하면 평소에는 일반PC로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만 클러스터링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경제적인 가치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구정회기자 jhk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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