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美아마존 어제 전략적 제휴

 삼성물산과 인터넷 최대서점인 미국 아마존이 24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은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삼성물산과 아마존은 이번 계약 체결을 계기로 국내 고객이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책을 삼성몰(http://samsungmall.co.kr)에서 구매할 경우 해외 배송에 따른 운송료를 최고 24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은 인터넷쇼핑몰에 별도로 아마존 서적 매장을 설치해 아마존의 영문 서적과 국내 서적을 10% 할인판매하는 사업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아마존 신규사업 담당 이사인 랜디 코바는 조인식에서 『아마존코리아 설립을 추진할 경우 삼성물산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두 회사가 합작법인 설립 등에서 더욱 밀접한 관계로 발전해나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아마존의 제휴가 단순히 국내 도서시장을 노린 것이라고 풀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연간 매출액 34조원이 넘는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책을 팔아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이번에 전략적 제휴를 함으로써 삼성물산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것은 서적판매에 따른 매출증대와 이익창출보다는 세계 최대의 가상서점으로 인터넷을 통해 고객을 관리해온 아마존의 경험과 기술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경영노하우다. 또 무역이 주력인 삼성으로서는 아마존이 보유한 전세계 470만명의 고객도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삼성물산이 아마존의 도움을 얻어 5월 사업착수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파트너십 프로그램 개발작업도 경영 노하우 전수에 따른 한 성과다.

 파트너십 프로그램은 삼성물산 인터넷쇼핑몰의 배너를 파트너 사이트에 걸어놓고 이 배너로 들어온 고객이 삼성몰에서 구매할 경우 판매가의 3∼10%에 이르는 수수료를 해당 사이트에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다양한 경로로 쇼핑몰을 찾아오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고 파트너십 프로그램 참여업체는 매출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 좋다는 「윈윈전략」인 셈이다. 아마존이 전세계 15만개 사이트와 함께 전개하고 있는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의 경영 노하우를 배워온 것이다.

 이번 제휴는 또 삼성물산이 올해 초 전략사업으로 표명했던 인터넷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첫번째 포석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삼성물산의 이금용 인터넷 사업팀장은 이번 제휴를 계기로 『아메리칸 온라인(AOL) 등 해외 유력 사이트들과의 제휴·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국내 유력 인터넷사이트 운영업체들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생각』임을 분명히 밝혔다.

 결국 이번 제휴는 인터넷 유력업체들과 제휴를 통한 윈윈전략으로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삼성물산의 전략이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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