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도트프린터

 프린터는 최근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됐다. 프린터가 문서만을 출력하는 기기라는 말은 이젠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각종 문서를 비롯해 사진처럼 생생한 컬러그림들을 프린터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류도 잉크젯·레이저류 할 것 없이 신종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몇 년 전만 해도 프린터라면 미세한 점(Dot)을 찍어서 단순히 흑백으로 인쇄하는 도트매트릭스 방식이 주류를 이뤘다.

 도트프린터는 문자 그대로 전광판에 나오는 문자나 그림처럼 바둑판 모양의 판위에 가로·세로로 점을 찍어 인쇄한다. 사양도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서너가지의 부분품으로 구성된 플라스틱 케이스, PC와 명령어를 주고받는 컨트롤러, 또 PC의 명령을 수행하는 프린팅 메커니즘 등 크게 3개 부분으로 구성돼 비교적 단순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도트프린터는 인쇄상태가 조잡한 것이 흠이다. 양질의 프린팅을 위해서는 프린터 헤드가 인쇄되는 점 사이의 갭을 메워야 한다.

 그 때문인지 도트프린터는 지난 91년 잉크젯 프린터가 출현하면서 매년 급속히 시장규모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도트프린터는 제품가격과 유지비가 가장 저렴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명맥을 겨우 유지한 채 사용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다. PC사용자들에게 컴퓨터 주변기기 중에서 대표적 사양품목을 꼽으라면 도트프린터를 들 정도였다.

 국내에서 도트프린터는 지난 몇 년 동안 잉크젯과 레이저 제품에 밀려 판매량이 급속하게 줄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도 도트프린터는 엡슨과 오키전자·후지쯔 등 일본의 3개 OA기기업체만이 생산해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가 커버하지 못하는 틈새시장에 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많은 국내 기업체들에서 프린팅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장되다시피한 도트매트릭스 제품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주력기종인 잉크젯프린터가 깨끗한 화질과 무소음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나 유지보수비가 매우 비싸 그대신에 도트프린터를 찾는 사용자는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의류·식생활 등 사회 전반에서 옛 것을 찾는 복고풍이 유행하고 있다. 하루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최첨단 컴퓨터분야에서 도트프린터의 부활은 단순히 「옛 것이 좋다」 이상의 의미를 지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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