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에 필요한 해외규격인증 획득을 추진하는 중소기업에 이에 필요한 비용을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해외유명규격 획득 지원사업」이 관련 예산부족과 지원시스템의 미비로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전시행정으로 흐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6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해외유명규격 획득 지원사업이 수출을 하고 싶어도 해외규격을 못따 수출을 못하는 중소기업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아왔으나 수요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고 대상업체 선정기준·지원방법 등이 업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당초 기대와 달리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대상업체 선정을 마무리한 올해 중기청 해외규격지원 사업예산은 고작 25억원으로 지난해 1차 사업 대상에서 탈락한 기업을 포함, 이번에 지원자금 신청서를 제출한 1600여 중소기업 중 25%에도 못미치는 360개사만이 최종 지원대상기업으로 낙점됐다. 중기청은 이에 따라 하반기경 추경예산을 확보, 추가 지원에 나설 방침이지만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중기청이 대표적인 업체 선정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 「수출기여도가 높은 기업」 「ISO9000·100ppm·NT마크 등 신기술 인증기업」 등이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당초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해외규격지원사업이 수출을 하려고 해도 규격을 못따는 업체를 지원한다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음에도 불구, 이미 해외규격에 잘 대응하고 있으며 기업규모가 일정 궤도에 오른 중기업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중소기업계는 『신청대상을 「중소기업기본법」상 중소기업으로 규정, 매출 10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들과 대기업 1차 벤더인 우량기업들이 영세한 중소기업보다 더 수혜를 받는 것은 분명히 모순』이라며 『중소기업의 수출확대와 수출기업화라는 명분을 살리기 위해서도 대폭적인 예산증액과 함께 이제까지 나타난 문제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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