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는 브라운관의 수요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는가.」 「영향을 주고 있다면 브라운관 시장에서 Y2k의 수요는 얼마나 되는가.」 이를 놓고 브라운관 마케팅담당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일단 대다수의 마케팅담당자들은 Y2k의 영향으로 브라운관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 Y2k는 소프트웨어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일부 컴퓨터업체들의 이해관계가 작용해 너무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따라서 Y2k는 반도체 D램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여타 수요에는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반대의견은 소수로 그치고 있을 뿐 Y2k의 문제점이 갈수록 부각되면 PC의 교체수요를 앞당겨 브라운관의 수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데 대다수 마케팅관계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마케팅담당자는 피부로 느끼고 있을 뿐 Y2k의 수요를 정확하게 계량화할 수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경 경영계획의 수정 때문에 바쁜 가운데서도 짬을 내어 브라운관 3사의 마케팅담당자들은 자리를 같이 한 적이 있었다.
이 모임에서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Y2k로 인해 브라운관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Y2k의 수요를 어느 정도로 볼 것인가에 대해선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헤어져야 했다.
브라운관업체의 한 관계자는 『브라운관 라이프사이클의 경우 1·2월에는 수요가 12월에 비해 크게 떨어진 형태를 띠었으나 올해 들어선 이같은 라이프사이클이 무너지면서 오히려 1·2월의 수요가 12월 수준을 유지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수요증가는 복합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Y2k의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일은 힘들다』고 밝혔다.
마케팅담당자들은 감으로 느끼고 있는 Y2k의 영향을 계량화하는 작업에 고민하면서 나름대로 Y2k의 수요치를 잡아보고 있다.
L사의 한 관계자는 『바로 486PC와 펜티엄 초기모델 등은 제품 라이프사이클 측면에서 교체될 시점과 맞물려 Y2k의 수요는 바로 이같은 대체수요를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Y2k의 영향으로 브라운관의 수요가 2%가량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CPT의 경우 4∼5%밖에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CDT의 경우 8∼9%의 성장을 해왔으나 올해 CDT의 성장률은 12%선에 이를 것으로 마케팅담당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S사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성장률은 Y2k의 영향이 없었으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교체수요를 앞당긴 측면을 감안해도 Y2k로 인한 수요증가는 최대한 잡아도 3% 이상을 넘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브라운관업계의 마케팅담당자들은 Y2k의 수요를 2∼3%대로 잡으면 연간 200만개 이상의 CDT수요가 생겨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정도의 수치면 브라운관의 수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브라운관업체들의 경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브라운관업체의 한 관계자는 덧붙였다.
<원철린기자 cr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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