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결정시 가격에 민감해지고 있다. 이러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동안 전문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오던 PC DIY가 일반사용자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PC DIY가 최근 크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PC의 경우 일반 가전제품과 달리 모든 부품이 표준화돼 있어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PC의 경우 주요 부품의 구성방법에 따라 기능과 성능·가격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어 가격에 민감한 사용자나 전문적인 사용자들로부터 커다란 관심을 끌고 있다.
PC DIY의 가장 큰 매력은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직접 PC를 꾸미는 만큼 성능과 규격을 원하는대로 정할 수 있는 점도 많은 일반인들의 PC DIY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 몇년 동안 경기가 계속 침체일로를 걷고 있어 PC DIY는 수입이 줄어든 가계에 알뜰한 PC 구매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DIY는 두가지 방식으로 구분된다. 기존의 PC에 탑재된 주요 부품을 추가하거나 교체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업그레이드와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꾸미는 순수조립이 바로 그것이다.
업그레이드는 기존 시스템을 그대로 갖고 몇가지 부품만을 교체하거나 추가해 손쉽게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DIY 형태라고 할 수 있다.
PC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것은 메모리 증설이다. 메모리는 32MB 제품이 6만원선으로 비용부담이 적은 데다 처리속도 등에서 뚜렷한 성능향상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비슷한 가격대에서 할 수 있는 모뎀 업그레이드도 통신비용을 절약하고 통신 중 지루한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은 VGA카드와 모니터를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 나오고 있는 인기게임 대부분이 3차원 그래픽 방식이어서 1, 2년전 제품으로는 아무래도 그래픽 처리에 문제가 있는 데다 게임은 역시 큰 화면으로 즐겨야 한다는 것이 마니아들의 바람이기 때문이다.
CPU에서부터 주기판·케이스 등 부품을 하나씩 구입해 완전히 새로운 PC 시스템을 꾸미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DIY라고 볼 수 있다. 이같은 형태의 DIY는 조립의 어려움과 혹시나 잘못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때문에 일반사용자들은 크게 선호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에는 티존코리아 등 대형유통업체와 용산과 세운상가 등지의 조립업체들이 DIY를 위한 반제품 형태의 모델을 많이 내놓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있다.
최근 조립과 유지보수 등에서 DIY를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전문업체들도 크게 늘어나 컴퓨터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도 쉽게 DIY에 나설 수 있다.
최근 DIY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기종은 인텔 펜티엄 셀러론 3백33㎒와 3백66㎒를 탑재한 PC다. PC에서 가격비중이 큰 CPU 가격이 각각 12만원과 16만원대로 저렴한 데다 더욱 강력한 성능을 원할 경우 언제라도 펜티엄Ⅱ 등으로 쉽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니터의 경우에는 20만원대의 15인치를 주로 채택하지만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아예 40만원대 17인치를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한번 사면 쉽게 바꾸기 어렵기 때문이다. 셀러론 3백33㎒ CPU와 15인치 모니터를 기본으로 32배속 CD롬드라이브, 32MB 램, 6.4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 주변기기로 PC 시스템을 만들 때 들어가는 총 비용은 90만원에서 1백10만원대로, 비슷한 수준의 대기업 제품을 샀을 때보다 40만∼60만원 정도 저렴하다. DIY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유통업계 및 조립PC업계 관계자들은 PC 구매의사를 갖고 있는 소비자 가운데 10명당 2명 정도가 직접 DIY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올해 국내 PC시장이 약 1백50만대 규모라고 볼 때 순수 DIY만 15만∼30만대 수준에 이르는 셈이다.
여기에다 486 이상 PC를 갖고 있는 5백만명 정도의 사용자들이 수시로 진행하는 업그레이드 수요까지 추가할 경우 DIY시장 규모는 더욱 커진다.
최근 DIY시장이 이처럼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일반인들이 손쉽게 PC를 조립할 수 있는 반제품 상태의 DIY상품을 내놓거나 아예 DIY전문업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업체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 시장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컴퓨터서비스 전문업체인 서비스뱅크는 지난해 PC 유지보수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래 전국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30여회의 DIY와 업그레이드 행사를 실시해 매출확대와 10만명 서비스회원 확보라는 두가지 성과를 거두었다.
서비스뱅크는 올해도 PC DIY와 업그레이드가 제품가격에 민감한 사용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인 이벤트를 개최해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동종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업그레이드 부품가격을 할인해 주고 출장비를 받지 않는 「업그레이드 특별할인 판매」 행사와 「업그레이드 박람회」를 개최해 DIY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최근 PC DIY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가정방문 DIY도 새로운 사업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가정방문 DIY는 PC 조립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기술자가 소비자의 가정에 부품을 갖고 방문 조립을 도와준다는 개념으로, 가격이 싸다는 장점에 편리함까지 갖추고 있다.
국내에서는 세일컴DIY라는 회사가 처음으로 방문판매 방식의 DIY사업으로 한달에 평균 1백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고 있다.
PC유통업체들은 주로 반제품 형태의 DIY상품 판매와 일정기간을 정해놓고 실시하는 DIY행사를 통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자랜드21은 영업전략에 따라 「드림드림 세일」 행사를 통해 DIY를 마케팅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행사기간 중 온가족이 참여하는 「조립왕 선발대회」를 개최해 제한된 시간 안에 전자랜드 컴퓨터매장을 돌며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 성능의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부품을 구매한 뒤 빠른 시간 안에 상대팀보다 성능과 기능면에서 우수한 컴퓨터를 만드는 팀을 선발해 제작비 전액을 상품으로 주고 있다. DIY를 마케팅수단으로 활용한 사례인 셈이다.
티존코리아는 소비자들이 원할 경우 매장 내의 PC 주요 부품을 규격별로 모아 DIY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별도의 추천상품을 마련해 DIY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가 추천모델로 마련한 PC는 인텔 셀러론 3백33㎒와 펜티엄Ⅱ 3백50㎒, 펜티엄Ⅱ 4백㎒를 탑재한 3개 모델로, 각각 99만원과 1백60만원, 1백69만원에 판매돼 완제품PC 제조업체보다 약 10∼20% 저렴하다.
911컴퓨터·PC119·컴닥터119 등 지난해 크게 늘어난 체인점 형태의 컴퓨터서비스 전문업체들은 PC 유지보수사업과 연동해 DIY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부품구매에서 조립상담을 해줄 뿐만 아니라 애프터서비스 문제까지 해결한다는 것이 컴퓨터서비스 업체들이 내세우는 시장공략 포인트다.
용산전자상가와 세운상가 등에 산재한 조립PC업체들은 자가제품을 판매한다는 사업의 특성상 DIY사업에 적극적에 나서는 대신 주기판·VGA카드·모니터 등 PC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판매하고 간단한 설명을 해주는 방식으로 DIY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함종렬기자 jyham@etnews.co.kr>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좁쌀보다 작은 통합 반도체'…TI, 극초소형 MCU 출시
-
3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4
단독민주당 '과학기술정보통신AI부' 설립·부총리급 격상 추진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헌재, 감사원장·검사 3명 탄핵 모두 기각..8명 전원 일치
-
7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8
최상목, 14일 임시국무회의 소집..명태균특별법 거부권 행사 결정
-
9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10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