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지상파방송 현황과 미래-조문재 KBS기술연구소 부장>
방송의 디지털화는 엄밀한 의미에서 송출의 디지털화를 일컫는다. 제작이 디지털화됐다고 해서 디지털방송이라고 할 수 없으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돼도 송출을 디지털로 하면 디지털방송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방송은 고품질화·다채널화·고기능화의 이점을 제공하며 디지털 데이터 서비스 등 부가서비스와 이동수신 등 새로운 형태의 수신을 가능하게 한다.
디지털방송은 위성방송에서 먼저 출발해 지상파·케이블TV 등으로 진화할 것으로 보이며 결국에는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전개될 것이 전망된다. 매체별로 보면 지상파방송은 지역화, 이동수신, 보편적 서비스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고, 위성방송은 광역화·다채널화·전문화, 케이블TV는 양방향성·다채널화·전문화 등의 특성을 갖는다.
국내에 디지털방송이 도입돼 빠르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표준확립은 물론 전송능력 확보, 편리한 휴먼 인터페이스, 미래를 위한 확장성과 융통성, 구매의 경제성 등이 충족돼야 한다. 디지털방송 도입은 이용자 측면에서 방송품질의 열화를 해소하는 등 방송서비스의 다양성과 선택의 폭이 넓어지며, 방송사는 멀티미디어를 주력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 축적된 콘텐츠로 방송·통신 융합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은 준비기간이 짧고 재원조달 문제가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형편이다.
전자·정보통신업계도 디지털 지상파방송 도입으로 많은 변화를 겪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6년까지 세계 TV수상기시장 규모가 약 2백83조원, 국내시장은 약 13조7천억원에 이르는 등 시장규모만해도 엄청나다.
특히 방송환경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뀔 경우 장비 국산화가 촉진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KBS는 현재 비디오 코덱, 비선형 편집기, 송출장비 등 여러 분야에서 국내 제조사들과 공동으로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의 경우 올해안에 상용화해 국내 공급은 물론 수출에도 나설 방침이다.
향후 멀티미디어방송의 전개방향은 전화사업자는 케이블TV와 영상서비스분야로, 케이블TV사업자는 전화·통신서비스, 컴퓨터 네트워크사업자는 통신·방송서비스사업자로 거듭 태어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화에 따른 기술적 대응-강성재 아이큐브 사장>
위성·케이블TV 등 뉴미디어의 등장과 방송의 디지털화에 따른 방송채널의 증대로 방송시장은 본격적인 다채널 경쟁체제에 돌입했다. 방송시장은 사회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뉴미디어부터 진입제한이 대폭 완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매체·다채널시대에 방송국은 기능적인 업무분담을 통한 효율적인 영상산업 창출 및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인식제고가 필요하며 새로운 부가서비스의 준비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 환경변화에 따른 새로운 사업모델의 정립 등이 필요하다.
방송기술은 크게 방송국 연구소부문과 수용자측의 수신기부문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방송사들이 연구소관련 모든 부문의 운용기술 및 응용서비스 차원에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활용도는 지극히 낮은 단계이고, 특히 대부분의 장비를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디지털방송의 전환으로 중소업체와 방송사 연구소를 위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나 국내시장이 협소해 투자는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세트톱박스·디지털TV 등 수신기도 최근 개발이 완료돼 판매되고 있으나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과 마케팅에 국내 업체들이 좀더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
디지털 방송장비에 대한 기술개발과 대응전략도 시급히 필요하다. 디지털방송장비는 하드웨어에 근간한 플랫폼기술과 소프트웨어에 근간한 솔루션기술로 구분할 수 있는데, 솔루션부문은 방송국·연구소·관련업체 등이 합심한다면 국내 기술력만으로도 새로 창출되는 시장에서 외산에 맞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새로운 부가서비스의 개발이 필요하고 산업활성화를 위해 법적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 신규서비스 도입 촉진과 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해 방송과 통신 융합으로 나타나는 서비스 경계영역 등을 통신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부가통신서비스로 인정해야 할 것이다. 영상산업 구조의 정상화를 통한 시장활성화 정책도 요구된다. 현재 국내 영상산업구조는 지나치게 방송국에 편중돼 있다. 외부자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독립프로덕션 및 개인스튜디오를 활성화시켜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국산장비를 폄하하는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국산장비의 품질 및 신뢰도에 대한 공인제도 도입 등 국산장비 수요활성화 정책도 과감히 펼칠 필요성이 있다.
디지털방송은 디지털의 속성에 따른 소프트웨어의 구성비율이 절대적으로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방송소프트웨어분야를 중점 육성해야만 외국기술 의존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 방송 발전방향-차양신 정보통신부 방송과장>
방송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방송매체 및 콘텐츠가 디지털화하고 네크워크가 광대역화하며 방송서비스의 양방향화가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발전에 따라 이미 서비스중인 디지털 위성방송 외에도 2000년대초에 디지털 지상파방송이 세계 각국에서 일반화하는 한편 케이블TV의 디지털화도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의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돼 음성·데이터·영상 등으로 이뤄진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동일 매체와 기기를 통해 전송 및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디지털 압축기술 및 광통신기술의 발전으로 네트워크의 광대역화가 진행됨에 따라 하나의 네트워크를 통해 수백개 채널의 동영상 정보에 대한 동시전송이 가능해지고 방송의 정보분배기능에 양방향성이 추가되는 등 통신과 방송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개발, 보급될 전망이다.
우리도 이같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방송 진흥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우선 뉴미디어로의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위성방송·케이블TV 등 뉴미디어는 기존 지상파방송에 비해 초기투자비가 많고 사회적 영향력도 미미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대기업의 진입을 허용하는 등 규제완화 방안이나 제도가 수립돼야 할 것이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도 도모해야 할 때다. 다양한 서비스와 양질의 방송서비스가 가능하도록 TV·라디오 등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한편 관련산업의 발전까지 유도해야 할 것이다.
방송개혁위원회도 이와 관련해서 정보통신부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수립된 디지털 지상파방송 전환계획을 보면 △오는 2000년 시험방송을 시작해 2001년 수도권지역에서 본방송을 개시하는 등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본방송 개시 후 5년간 아날로그와 디지털방송을 함께 서비스하며 △6㎒ 대역의 주파수를 디지털 지상파방송용으로 할당했다.
정부는 초기 수상기의 저가판매 등을 유도해 디지털 지상파방송의 보급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오는 2010년까지는 디지털화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라디오방송(DAB)에 대해서도 올해 중 외부용역 등을 거쳐 방송방식·주파수·도입시기 등 기본 정책방향을 수립, 확정할 예정이다.
방송기술 고도화와 전문인력 육성 등 방송기술 및 산업발전을 위한 기반구축도 시급하다. 성장잠재력과 산업기술적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점개발분야를 발굴,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방송발전자금·정보화촉진기금 등 관련기금의 일정비율을 방송기술 개발에 배정할 계획이다.
<위성방송 어떻게 전개되나-최영호 DSM 이사>
디지털 위성방송은 고출력 위성과 디지털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90년대초 미국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미국의 위성전문업체인 휴즈사는 이데올로기 붕괴로 군수산업이 침체하자 위성사업을 민수용으로 전환하면서 고출력 디지털 위성방송시스템을 개발, 기존 아날로그 위성방송이 지니고 있던 위성의 저출력 및 채널 수 제한문제를 해결했다. 디지털 위성방송은 수신자의 안테나 크기가 직경 45㎝ 이하로 작아져 설치공간을 줄일 수 있게 했고, 다채널 방송시청이 가능해져 케이블TV보다 가입자가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위성방송은 기존 아날로그 위성의 장점에 덧붙여 방송의 품질개선, 채널 수 확대 및 인터액티브 서비스 제공 등 위성방송 서비스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 즉 디지털 신호압축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위성중계기 하나당 8∼10개 채널 운영이 가능해져 통상 위성 1개당 1백 채널 이상의 방송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서비스는 편성이 세분화되고 프로그램 공급업자도 채널 단위당 전송비용이 저렴해짐에 따라 다수의 채널을 운용하는 형태로 변화되기 시작했다.
위성방송의 디지털화 물결은 국내에도 밀려왔다. 우리나라는 지난 94년 위성방송에 대한 논의를 활발히 전개, 급기야 지난 96년 「무궁화 1호」 위성을 발사한 것을 계기로 디지털 위성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그러나 통합방송법안이 4년 동안이나 지연되면서 아직 위성방송 실시를 위한 법적인 체계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48%가 외국방송을 시청하고 있어 국내 방송시장에 대한 외국업체의 침투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 돼버렸다.
최근 방송개혁위원회는 통합방송법의 제정과 함께 디지털 위성방송을 조기에 실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균형있는 매체발전과 국내 영상산업 및 전자산업의 발전에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성방송은 다채널 방송분야에서 케이블TV와 경쟁할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는 방송프로그램의 수요를 증대시켜 국내 영상산업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위성방송은 방송·통신 융합시대에 있어서 가장 쉽게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국내 방송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IT 많이 본 뉴스
-
1
챗GPT 검색 개방…구글과 한판 승부
-
2
SKT, 에이닷 수익화 시동...새해 통역콜 제값 받는다
-
3
비트코인 11만달러 눈앞…트럼프 發 랠리에 20만달러 전망도
-
4
올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사상 최대'…전기차는 2년째 역성장
-
5
에이치엔에스하이텍 “ACF 사업 호조, 내년 매출 1000억 넘긴다”
-
6
갤럭시S25 '빅스비' 더 똑똑해진다…LLM 적용
-
7
테슬라, 3만 달러 저가형 전기차 첫 출시
-
8
“팰리세이드 740만원 할인”…車 12월 판매 총력전 돌입
-
9
정부전용 AI 플랫폼 개발…새해 1분기 사업자 선정
-
10
곽동신 한미반도체 대표, 회장 승진…HBM 신장비 출시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