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여파로 내수 경기가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지난해 의료기기 수입이 97년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이사장 하창화)이 발표한 「98년 의료기기 수입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기 수입액은 97년 7억1천1백만달러보다 무려 44%가 줄어든 3억9천7백만달러(의료용구조합 수입요건 확인업무 실적 기준)를 기록했다. 90년대 들어 증가 일로를 보였던 의료기기 수입액은 95년의 7억4천5백만달러를 마지막으로 3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특히 자기공명 영상진단장치(MRI), 전산화 단층촬영장치(CT), 초음파 영상진단기 등 고가 전자의료기기는 각 9대(4백30만달러), 64대(5백44만달러), 2백18대(1천3백57만달러)만이 수입됐다. 97년의 경우 MRI 30대, CT 1백27대, 초음파 영상진단기 6백13대가 수입됐다.
이처럼 지난해 의료기기 수입이 크게 감소한 것은 IMF 관리체제 이후 환율 상승 및 환차손 등으로 의료기관의 투자가 크게 둔화된 데다 우수 국산품의 대거 등장으로 수입 대체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CT의 경우 수입량의 3분의2가 중고장비였고, 초음파 영상진단기는 주요 수입국이 일본과 미국에서 메디슨이 1백% 투자한 오스트리아의 크레츠테크닉社로 변경돼 사실상 수입량은 극히 적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 관계자는 『수입요건 확인업무 실적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일부 부품 및 수입 자동화 품목이 누락돼 있긴 하나 금액상으로 미미한 수준이어서 전체 수입액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제조업체가 이 기회를 잘 살릴 경우 만성 무역 적자 품목이었던 의료기기가 흑자 품목으로 반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상기자 h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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