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재정경제부·소비자단체·국회·보험업계 등의 조기도입 주장과 산업자원부·중소기업청·중소기업단체·전자산업진흥회·산업체 등의 도입시기 연기주장 사이에서 첨예한 대립을 보였던 「제조물책임(PL)법」 시행이 결국 2∼3년 후로 늦춰진다.
2일 관계당국 및 기관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당초 지난해 소비자보호원이 공청회를 통해 발표한 시안을 토대로 올초 PL법안을 확정,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00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방침이었으나 관련기관 및 산업체의 강력한 반대와 최근의 실물경제 상황을 감안해 유예기간을 2∼3년 더 늘리기로 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법제정 취지 자체에는 기업들도 이견이 없는 만큼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기업생산활동 등 실물경제 회복이 전체 경제회복과 직결되는 만큼 기업에 부담이 큰 PL법 시행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법안 제출 자체를 오는 9월 정기국회로 연기하고 시행시기도 경제가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는 2001년 이후로 연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PL법 시행이 전자업계의 경영과 직결되는 만큼 그동안 전자산업진흥회 등 관련단체를 통해 조기도입의 부당성을 지적한 것이 먹혀들어간 것 같다』며 『그러나 전자업계도 PL법에 대비, 이제부터라도 제조물에 대한 무한책임의 정신으로 개발·제조·판매하는 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PL법은 제품 사용상에 발생한 안전사고 등 피해에 대해 원 제조자가 이를 보상하는 제도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되고 있으나 관련 산업체들이 PL보험료·손해배상비용·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경영악화를 우려, 그동안 조기도입을 반대해왔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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