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D램 분야 영향력 강화

 지난 3년간 공급과잉을 빚어왔던 D램 분야가 최근 공급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면서 세계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인텔이 D램업체에 대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인텔은 그동안 PC에 사용되는 D램 규격을 제정하는 방법으로 D램업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인텔은 지난해 마이크론에 5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 메모리 1위 업체인 삼성전자에도 1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감행하는 등 직접 D램업체에 투자함으로써 직접적인 영향력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인텔이 D램업체에 투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난 3년간 극심한 D램 시황악화로 투자여력이 없어진 D램업체들에 자금을 지원함으로써 D램 공급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인텔이 올해 차세대 PC용 CPU로 선보일 펜티엄Ⅲ는 램버스 D램이라는 새로운 메모리를 채용할 예정이지만 D램업체들이 소극적으로 대처, 초기에 대규모 공급부족 사태도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지난 95년과 같은 D램 공급부족 사태가 재현되는 것』이라며 『D램 가격이 안정돼야만 PC수요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CPU업체들의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고 연결고리를 설명했다.

 인텔의 이러한 움직임에 따라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통합회사에 인텔이 투자할 것인지도 커다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인텔과 투자협상을 벌인 적이 있었으나 빅딜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현재는 중단된 상태』라면서도 『어차피 통합반도체 회사에 투자할 만한 업체는 반도체업체 중에서 인텔이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에 투자를 진행한 인텔의 패트릭 겔싱어 부사장도 지난해 말 방한해 『미래 컴퓨터시장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CPU업체와 메모리업체의 협력은 필수적이어서 메모리업체에 대한 투자는 계속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어 투자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인텔이 현대전자와 LG반도체 통합회사에 투자할 경우 인텔은 세계 메모리 분야 1, 2, 3위 업체에 모두 투자하는 셈으로 D램시장에서 인텔의 영향력은 어느 메모리업체 못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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