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설계> 최준근 한국HP 사장

 최준근 한국HP 사장(46)은 올해를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일렉트로닉 월드」에 대한 완성의 해로 정하고 전자상거래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최근 국내 경기가 점차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정보기술(IT)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핵심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전자상거래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HP는 「일렉트로닉 월드」라는 모토 아래 자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품, 서비스 조직 등을 새롭게 구성,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최 사장은 전자상거래와 함께 아웃소싱 사업을 올해 중점 추진사업으로 정해 매출확대를 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한국HP는 금융권과 대기업, 공공기관 등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전산 아웃소싱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등 이에 대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을 정했다. 최 사장은 또 올 상반기 중에 리스회사를 설립, 본격적인 리스사업을 추진해 올해 자체 금융비용을 최대한 줄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담:조인 컴퓨터산업부장

 -지난해 국내 IT업계는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았는데 올해 이 부문의 사업환경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90년대 들어 연평균 3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던 국내 IT시장은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부진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급반전했습니다. 다행히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IT시장에 대한 투자도 활기를 띠면서 사업환경은 크게 호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실 지난해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른 국가부도 상황에 직면할 정도의 위기상황을 맞이했으나 올해는 그러한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전망을 반영하듯 한국HP의 매출도 지난해 10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올해 사업전망은 비교적 밝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한국HP는 지난해 국내 IT시장에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감원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큰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한해를 되돌아보면서 경영상 어려웠던 점과 만족스러웠던 성과가 있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물론 지난해 국내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실시, 일부 직원들에 대한 감원조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같은 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독자적인 사업구상을 했거나 보다 나은 조건으로 중국·싱가포르 등 아태지역 HP 지사로 이동한 임직원들도 있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해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HP가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만족 면에서 경쟁업체들에 비해 우위를 차지한 한해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가 중대형 컴퓨터업체들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고객만족부문 설문조사에서 한국HP는 확실한 우위를 차지해 회사의 이미지 제고와 강한 신뢰감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3년 전부터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꾸준히 시행해 오면서 그 결실을 가시적으로 이룬 것이지요.

 「고객만족」 정신은 한국HP가 그동안 꾸준히 축적해온 기업정신입니다. 지난해 특별히 진행한 고객만족 프로그램으로는 유닉스서버 고객들에게 컴퓨터통신통합(CTI)을 이용한 「콜 시스템(Call System)」 등을 설정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HP 내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지원센터를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해 고객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도록 한 시스템입니다. 또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가용성 지원체계를 구축해 시스템 운영상황 등을 미리 파악하도록 해줍니다.

 이를 위해 미국·일본·프랑스 등에 있는 기술센터를 원격으로 고객시스템과 직접 연결, 시스템 장애발생 우려가 있을 경우 즉각 원인을 분석, 파악해 문제를 사전에 예방해주는 고객 중심의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특히 올해는 컴퓨터 2000년(Y2k)문제해결 및 웹을 기반으로 한 전자지원센터를 운영하는 데 초점을 두면서 고객에 대한 지원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해 한국HP의 매출목표와 주력사업분야는.

 ▲97년에는 9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지난해에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매출이 상당히 위축됐습니다. 올해는 기업들의 전산투자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돼 98년 대비 10% 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이같은 매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전자상거래·아웃소싱·데이터웨어하우스 부문 등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또한 금융지원을 통한 임대사업에도 적극 투자, 기업의 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한 국내 기업의 정보투자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본사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올들어 IT업계의 핫이슈가 되고 있는 전자상거래와 아웃소싱 사업과 관련해 한국HP가 추진하고 있는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한국HP의 전자상거래 사업은 「일렉트로닉 월드」에서 출발합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전자상거래 솔루션인 「일렉트로닉 월드」를 통해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을 어느 정도 확보했다고 보고 올해는 이에 대한 사업기반을 다져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한국HP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구축한 KCP(Korea Cyber Payment) 프로젝트의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쇼핑몰업체를 확보한다는 기본전략을 세웠습니다.

 특히 한국HP는 최근 본사에서 자회사 형태로 운영해오던 전자상거래 전문업체인 베리폰사의 한국 현지법인을 흡수, 통합하고 「도메인 커머스」 등 전자상거래 기반구축용 통합 솔루션을 발표하는 등 국내 고객들에게 다양한 전자상거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봅니다. 이에 따라 테크노마트 등 대형 머천트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쳐 올해 한국HP의 전자상거래 사업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자상거래와 더불어 아웃소싱 사업도 활발히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최근 들어 금융권과 정부 공공기관 등에서 아웃소싱에 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물론 현재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상이 진행되는 곳도 있습니다.

 계약 완료시점까지는 다소의 시일이 걸리겠지만 올 상반기 중에 일부 대형 고객사를 대상으로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중소기업까지 포함하면 아웃소싱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가 여러 건 생길 것입니다.

 또한 그동안 데이콤시스템테크놀러지(DST)에 대한 네트워크부문 및 전산시스템 등에 대한 아웃소싱을 적극 추진하는 등 아웃소싱 사업이 크게 활성화할 것에 대비해 아웃소싱 업무를 전담할 데이터센터를 설립할 계획입니다.

 -한국HP의 컴퓨터 및 주변기기사업부에서는 프린터 등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품목에 한해 인터넷을 통한 판매방식을 도입키로 했다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인터넷을 통한 직판은 본사 차원에서 카트리지·전산용지 등 소모품을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조만간 유럽 및 아시아지역으로 범위가 확대될 것입니다.

 한국HP의 경우 현재 국내 인터넷 관련 전문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어 인터넷을 통한 직판방식에 대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해 올 상반기부터 본격 시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는 올들어 매출확대를 위해 전자상거래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는 한국HP 영업전략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지요.

 -자체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해 리스회사 설립과 사무실 이전을 적극 검토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 98년 상반기 중에 리스회사를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외화리스에만 국한한다는 국내법에 제동이 걸려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습니다. 리스회사 설립건은 이미 본사의 승인을 받은 상태이며 국내법이 개정되는 오는 4월에 설립, 정식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자본금의 경우 당초 계획한 2천만달러에서 2배 늘린 4천만달러로 시작할 방침입니다. 이렇게 되면 올해부터 자체적으로 리스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돼 금융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무실 이전의 경우, 한때 모 업체와 건물 매입협상을 마무리짓고 계약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러나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건물주가 건물 매각방침을 철회하면서 사무실 이전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태입니다.

 그러나 현재 여의도와 강남지역을 대상으로 4개 정도의 건물을 물색하고 있어 조만간 사무실 이전문제는 큰 무리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 PC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장조사를 꾸준히 해왔는데 올해 어떤 형태로 PC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까. 국내 프린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HP의 명성에 걸맞게 PC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대형 유통업체의 인수 등을 통한 유통망 확보방안 등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금년 중에 기업용 PC 외에 홈PC사업을 점차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PC시장 진출방법에 대해 그동안 다양한 방안을 강구했으나 현재로선 PC관련 유통업체나 제조업체의 인수를 통한 PC시장 진출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국내 유력 PC업체의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받아 국내 시장에 판매하거나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 PC시장에서의 판매도 용이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또한 현재 개발과 마케팅을 HP가 직접 하지 않고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의 PC업체로부터 OEM 공급받아 PC사업을 전개하는 본사의 영업전략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정리=김영민기자 ym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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