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워드프로세서 시장은 우리 것이다.」
한글과컴퓨터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공격경영의 기치를 내걸고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사운을 건 주도권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67% 이상 늘려잡고 시장경쟁에 본격 참여,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둘러싼 열기가 연초부터 후끈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컴퓨터 업계의 전반적인 수요침체로 워드프로세서 시장이 크게 위축됐으나 올해는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불법복제 소프트웨어(SW)에 대한 단속여파로 기업체와 공공기관의 워드프로세서 구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대형 수요처를 둘러싼 업체들의 경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MS(대표 김재민)는 오는 5월 출시될 사무용 통합패키지 SW인 「MS오피스 2000」 판매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 제품에는 워드프로세서, 계산용 SW, 이미지 편집용 SW, 데이터베이스(DB) 접근용 SW 등 기업체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SW가 모두 내장돼 있다. 이 가운데 워드프로세서인 「MS워드 2000」은 데이터를 웹과 자유자재로 호환할 수 있으며 한글 1만1천1백72자, 한자 2만7천자, 옛한글 1백30만자를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어 한컴과 경쟁하기 위한 첨병 역할을 할 전망이다.
MS는 「MS오피스 2000」의 판매활성화를 위해 제품의 기능과 사용자의 편리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실시한 지하철광고를 올해 대폭 강화하는 한편 이달부터 「MS오피스 97」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MS오피스 2000」을 무상으로 업그레이드해줄 계획이다. 또 MS는 워드프로세서를 비롯한 오피스 제품의 다양한 기능을 국내에 적극 소개하기 위해 파격적인 방법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기로 하고 협력사들과 관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글과컴퓨터(대표 전하진)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아래아한소프트」 회원 모집을 올해도 계속 추진해 정품 개인사용자 시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한편 워드프로세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해 시장 선두업체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작고 빠르고 폭넓은 호환성 제공」이라는 기본 개념 위에 MS사의 사무용 SW와 완벽하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차기 버전인 「아래아한글 5.0」을 개발하고 있다. 한컴은 이 제품을 통해 아래아한글 사용자들이 MS의 엑셀과 문서 호환문제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에서 한컴이 차지하는 입지를 완전히 굳히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또 한컴은 올 상반기에 한글·영문·일본어·중국어 등 4개 국어의 문서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고 사용자 편의를 대폭 보강한 워드프로세서를 출시해 국제적인 문서 작업자나 해당 외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홍보를 펼칠 계획이며 아래아한글을 매개로 개발되는 틈새시장용 제품이 등장할 수 있도록 외부 개발사·개발자와 협력관계도 적극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매출목표를 50억원으로 늘려잡고 연초부터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시장기세를 장악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이달말 「훈민워드 99」와 「훈민시트 99」를 출시하고 다음달에는 이를 패키지로 묶은 「훈민정음 오피스 99」를 선보여 한컴이나 MS보다 먼저 시장에 진입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훈민워드 99」와 「훈민정음 오피스 99」를 주력제품으로 선정해 기업체, 관공서를 대상으로 한 직판 영업체제를 강화하고 지난해 인기를 모았던 「어린이 훈민정음」 사업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훈민워드 2000」 버전을 소개해 상반기 기세를 하반기까지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윤휘종기자 hjy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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