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모르는 우량 통신벤처 눈길

 「IMF가 두렵지 않다.」

 97년 후반부터 몰아친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어느 해보다도 엄동설한을 보냈던 지난 한해. 그러나 앞선 기술력과 뛰어난 마케팅을 기반으로 98년 역시 풍성한 수확을 올려 어느 업체보다도 훈훈한 기묘년 새해를 맞은 통신 벤처기업이 있어 관심을 끈다.

 이들 업체는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액과 순이익 면에서 전년대비 80∼1백50% 성장이라는 사업성과를 올려 업계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다.

 무전기 생산 전문업체인 메이콤(대표 배수원)은 지난해 9백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이는 당초 목표매출액인 1천만달러에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지난 97년 5백만달러에 비해 무려 80% 이상 증가한 규모다.

 더욱이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가운데 95%를 해외시장에서 달성, 어느 해보다도 의미있는 98년을 보냈다. IMF로 국내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에 대비, 진작부터 미국·유럽·러시아 수출을 크게 강화한 글로벌마케팅이 주효했던 셈이다.

 메이콤은 올해 지난 98년보다 1백% 이상 신장한 2천만∼2천2백만달러 매출액을 목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수출이 본궤도에 오르며 국내경기도 점차 호전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컴퓨터통신통합(CTI) 업체인 로커스(대표 김형순)도 국내 CTI시장이 크게 위축됐음에도 지난해 전년대비 80% 증가한 3백2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지난해 신규사업으로 진출한 개방형 교환기와 별정통신사업자를 겨냥한 다양한 통신시스템 개발이 적중하면서 극심한 CTI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남부럽지 않은 사업성과를 올린 것이다.

 로커스는 최근 하나로통신 콜센터와 한국통신 114 자동교환시스템 등을 자체 개발해 공급하는 등 기술력 위주기업으로 점차 명성을 얻어가고 있다.

 핸즈프리 키트 등 통신용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이레전자(대표 정문식)도 지난 97년 1백억원에 이어 지난해 2백50억원의 매출액을 올려 중견 통신기업으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레전자는 98년 다른 기업들이 사업위축으로 투자를 기피한 데 반해 통신단말기분야에 새로 진출하고 브라질에 현지법인과 공장건립에 착수하는 등 오히려 신규투자를 늘려 관심을 끈다.

 이레전자는 초기 통신부품으로 출발해 핸즈프리 키트·충전기 등 주변기기에 이어 콘퍼런스폰 등 단말기로 사업을 집중하는 등 통신시장에 맞게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면서 지난해 전년대비 1백50% 성장이라는 위업을 이룩했다.

 이들 업체는 모두 늦어도 2002년 전까지 반듯한 사옥을 마련하고 상장을 통해 기업을 공개하는 등 차근차근 알짜배기 기업을 위한 수순을 밟아나가고 있다. 「IMF가 위기가 아닌 기회」라는 명제를 실천하면서 98년을 보내고 99년 한해를 누구보다도 앞서 맞이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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