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DI 개발계획 확정 의미와 과제

 종합정보통신망(ISDN) 서비스 활성화를 위한 AO/DI(Always On Dynamic ISDN) 개발 계획안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안은 지난 92년 국내에서 선보인 이후 이렇다할 만한 사업성과를 올리지 못했던 ISDN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보급하기 위한 실제적인 활성화 계획이라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더욱이 이번 안은 그동안 구두선에 그쳤던 ISDN서비스 활성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정보통신부와 한국통신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동안 ISDN서비스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당위론에도 불구하고 구두선에 그쳐왔다. 서비스 제공자인 한국통신은 망 불안정, 비싼 단말기 가격 등을 들어 소극적으로 대응해왔으며 정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역시 ISDN을 실패한 사업의 하나로 규정할 정도였다.

 그나마 ISDN단말기업체가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단말기 국산화를 통해 제품가격 인하를 통해 활성화를 모색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 ISDN 보급률이 전체 일반전화망과 비교해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 처했다. 이는 미국·일본 유럽 등 통신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초고속 통신망 계획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면서 새삼 ISDN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다.

 ISDN을 현재의 일반전화망과 초고속 통신망을 이어주는 중간단계로 규정하면서 ISDN이 과도기 통신망으로 새롭게 떠오른 것이다. 이번 AO/DI계획은 이같은 정부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한국통신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AO/DI는 ISDN의 2B(1백28Kbps)와 D채널(16Kbps) 가운데 신호채널인 D채널을 이용해 가입자와 인터넷 서버 사이를 저속의 X.25패킷 접속으로 연결해주는 새로운 ISDN서비스다. 이 서비스가 제공되면 우선 가입자는 모뎀 등을 통해 별도 전화접속을 하지 않아도 전자우편이나 카드조회 등 간단한 데이터서비스를 항상 이용할 수 있다.

 또 인터넷·영상회의 등 트래픽이 증가할 경우 단말기와 교환기가 자동으로 B채널에 연결돼 최대 1백44Kbps급의 전송속도를 즐길 수 있다. 전송속도를 제외하고 일반전화비 요금으로 전용선에 준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통신은 AO/DI서비스를 위해 ETRI 및 교환기와 ISDN단말기업체와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오는 2000년까지 총 1백30억원 정도를 투자해 표준화 작업에서부터 교환기 업그레이드, 패킷망 안정화, 단말기 국산화 등 연구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AO/DI서비스 구현까지는 그렇게 순탄할 것 같지 않다는 게 여론이다.

 우선 AO/DI는 현재 미국 일부 사업자가 시범서비스를 제공할 정도로 전세계적으로 초기기술이다. 당연히 상용서비스까지 적지 않은 투자와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히 국내 교환기와 패킷망은 ISDN패킷 트래픽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기반이 취약한 현실이다.

 ISDN 인터넷 트래픽 급증에 따른 교환기 부하, D채널 상시접속을 위한 패킷용량 및 처리능력 개선 등 몇가지 기술적인 과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과연 한국통신 복안대로 AO/DI개발 계획이 진행돼 ISDN서비스와 인터넷 보급에 기여할지의 여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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