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컬러TV업계가 프로젝션TV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프로젝션TV가 컬러TV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올해 1백41만대로 추산되는 시장규모가 오는 2000년에는 1백72만대로 22%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컬러TV 시장규모가 매년 4% 안팎의 미미한 증가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2년 만에 20%가 늘어나는 프로젝션TV의 신장세는 컬러TV업계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컬러TV업계가 프로젝션TV시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디지털TV 때문이다.
고선명(HD) 디지털TV는 대부분 40인치에서 60인치에 달하는 대형화면이 채택되기 때문에 프로젝션TV 외에는 마땅한 표시장치가 아직 없는 형편이다.
따라서 프로젝션TV는 지상파 디지털방송 개시와 함께 새로운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프로젝션TV는 그동안 아날로그 컬러TV 규격인 4 대 3 화면비율이 채용돼 왔지만 앞으로는 사정이 달라질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아날로그 방송수신 전용으로 4 대 3 화면비율을 채택한 제품은 크게 줄어드는 대신 디지털TV 방송수신을 겸할 수 있는 16 대 9 화면비율의 제품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프로젝션TV는 기존 4 대 3 화면비율의 시장 외에 16 대 9 화면비율의 시장이 추가돼 시장규모는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미 세계 프로젝션TV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아날로그 방송규격인 4 대 3 화면비율 대신 아날로그 방송과 디지털방송을 동시에 수신할 수 있는 16 대 9 화면비율의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샤프가 64인치 화면크기의 프로젝션TV를 선보였고 도시바 역시 65인치 화면크기의 제품을 출시했다. 또 파이어니어는 70인치 제품을, 마쓰시타는 56인치 제품을 각각 개발해 시판에 나섰다.
이들이 판매에 나선 제품은 디지털TV 화면규격인 16 대 9의 화면비율을 지녔으면서도 기존 4 대 3 화면비율의 아날로그 방송도 시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TV 방송을 시청할 때에는 디지털TV 세트톱박스를 연결만 하면 된다.
다시 말하면 프로젝션TV는 이제 아날로그TV와 디지털TV의 중간지대에 서 있는 셈이다.
일본업체들이 아날로그방송과 디지털방송 겸용 프로젝션TV의 개발과 시판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아날로그TV에서 얻어온 명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그 명성을 자연스럽게 디지털TV로 이어가기 위한 절묘한 포석이다.
그러나 비단 일본업체들뿐 아니라 필립스·톰슨·제니스·삼성전자 등 다른 업체들도 프로젝션TV시장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기는 마찬가지다.
5천 달러 이상에 달하는 고가의 프로젝션TV를 구입하는 수요자들이 아직 방송기반이 미미한 디지털TV만을 시청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고가의 대형 프로젝션TV 수요자들은 평소에 즐기던 아날로그 방송을 시청하면서 동시에 실감나는 디지털TV방송도 함께 즐기려는 욕구를 지닌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도 아날로그방송과 디지털방송을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시장경쟁에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프로젝션TV시장은 아날로그방송만을 시청할 수 있는 저가의 4 대 3 화면비율의 제품과 아날로그방송 및 디지털TV 방송 겸용의 16 대 9 화면비율의 고가 제품, 그리고 디지털TV만을 시청할 수 있는 제품군으로 나뉘어 치열한 각축전을 펼칠 전망이다.
<유성호기자 sungh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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